수출하고도 못 받은 무보 국외채권 1.5조… 미국 5000억 최다

수출하고도 못 받은 무보 국외채권 1.5조… 미국 5000억 최다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2-10-13 15:34
수정 2022-10-1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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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금희 국민의힘 의원 국감자료

국외채권 발생액 중 약 30% 회수 못해
미국 32.6% 차지…폴란드, 러, 中 순
“미회수시 보험료 인상…집중관리국 정해야”
무보 “코로나·경제위기 상황서 선방한 것”
100만 달러 이상 초보기업, 실적없어도 보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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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8월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지난 7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30억 5000만 달러 적자다. 부산 연합뉴스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8월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지난 7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30억 5000만 달러 적자다.
부산 연합뉴스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수출하고도 해외 업체의 폐업이나 영업중단 등으로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사실상 포기한 국외채권 규모가 1조 5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5000억원 정도로 가장 많았고 폴란드, 러시아, 중국 등 순이었다. 일부 대기업들을 제외하면 대개 외상처럼 수출 물품을 먼저 보낸 뒤에 대금을 지급받는 상황이어서 대금을 받지 못해 어려움에 처해지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종종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외채권 발생 5조 3600억 중
1조 5400억 종결…채무자 파산 사유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무보에서 제출받은 ‘국외채권 현황’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현재 국외채권 발생액 5조 3622억원 가운데 종결액이 1조 5394억원으로 28.7%를 차지했다.

무보는 국내 기업이 해외 거래처에 수출을 한 뒤 대금을 받지 못할 경우 수출 기업에 먼저 보상해주고 대신 자금 회수에 나선다. 그러나 채무자 파산, 영업 중단 등으로 회수 실익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 관리를 종결하는 수순을 밟는다.

국가별로 국외채권 종결 현황을 보면 미국이 5014억원으로 전체의 32.6%에 달했다. 무보 측은 미국과의 수출 거래가 많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폴란드(1747억원), 러시아(1505억원), 중국(1038억원), 브라질(954억원), 홍콩(862억원), 일본(723억원) 등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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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호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이인호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탄자니아 회수율 1.5%, 가나 2.6%
무보 “끝까지 추적해 받아내겠다”
국외채권이 종결 처리된 국가는 총 151개국에 달했다.

국외채권 잔액이 가장 많은 국가는 버뮤다로 2247억원이고 브라질(1549억원), 아랍에미리트(1214억원), 미국(1041억원), 파키스탄(996억원), 헝가리(859억원), 중국(820억원) 등으로 뒤를 이었다.

국외채권 잔액이 143억원인 탄자니아의 경우 누적 회수율이 1.5%에 그쳤고 가나(139억원) 2.6%, 레바논(306억원) 4.2%, 쿠바(660억원) 4.3% 등이었다.

양금희 의원은 “무보 국외채권은 회수가 안 되면 사실상 손실로 인식돼 다른 기업들에 보험료 인상 등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적극적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잔액이나 회수율 측면에서 집중 관리가 필요한 국가를 선정해 우선 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보 관계자는 서울신문과 전화통화에서 “통상 30% 정도의 국외채권이 발생하는데 코로나19와 경제위기를 감안했을 때 이 정도는 선방한 것”이라면서 “찾아가보면 업체가 망해서 사라진 곳들도 있어 쉽지는 않지만 10년이 걸리든, 20년이 걸리든 소송 등을 통해 끝까지 채권을 받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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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민관 합동 수출상황실 개소
산업부, 민관 합동 수출상황실 개소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열린 ‘민관 합동 수출상황실’ 개소식에서 이인호 무역보험공사 사장(왼쪽부터),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 유정열 코트라 사장이 현판식을 한 뒤 박수치고 있다. 2022.10.6 연합뉴스
수출실적 없어도 수출신용보증
“수출초보기업 위해”…내년 9월까지
한편 무보는 수출 실적이 적거나 아예 없는 중소·중견기업에도 내년 9월까지 한시적으로 수출신용보증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무보는 이날 정부의 수출경쟁력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수출성장금융 운영 방안을 새롭게 도입해 민간 금융기관의 운전자금을 활용해 수출신용보증을 확대 지원한다고 말했다.

지원 대상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선정하는 ‘내수기업의 수출기업화 사업’ 대상 기업, 수출 실적 100만 달러(약 14억 3000만원) 이상 수출 초보 기업과 수출 실적 증명이 어려웠던 서비스 수출기업이 지원대상이다. 지원 한도는 최대 10억원으로, 수출 실적과 무관하게 자기자본, 매출액, 수출이행계획 등을 바탕으로 한도가 책정된다.

다만 한도 연장 시점까지도 수출 실적이 없으면 지원금이 감액될 수 있다.

이인호 무보 사장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개월 이상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며 우리 수출 환경에 비상등이 켜졌다”면서 “우리 기업들이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할 수 있도록 무역금융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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