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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겨울, 11월 물가 5.0% 올랐다…“내년 초까지 5% 고물가 지속”

힘든 겨울, 11월 물가 5.0% 올랐다…“내년 초까지 5% 고물가 지속”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2-12-02 13:23
업데이트 2022-12-0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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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11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가공식품 9.4%·외식 8.6% 큰 폭 상승
농축수산물 상승률 내린 덕…5.2→0.3%
상승률 0.7%P 내렸지만 근원물가 계속 높아
한은 “내년 초까지 5% 물가 오를 것”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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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전국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5.7% 오를 때 부산지역은 5.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밀가루 등이 진열된 모습. 연합뉴스
지난 10월 전국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5.7% 오를 때 부산지역은 5.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밀가루 등이 진열된 모습. 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의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물류대란 지속에 500억 달러라는 사상 최악의 무역적자를 바라보는 한숨 나오는 한국 경제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0% 또 올랐다. 이는 한 달 전보다 0.7% 포인트 낮아진 수치지만 가공식품과 외식 등 물가는 9%대까지 급상승하는 등 서민들의 주머니를 힘들게 할 5% 안팎의 고물가는 여전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5% 넘는 상승률 7개월째 계속
전기·가스요금 인상에 오름폭 키워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9.10(2020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0% 올랐다. 지난 4월(4.8%)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물가 상승률은 7월에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인 6.3%까지 오른 뒤 8월 5.7%, 9월 5.6%로 낮아졌으나 10월에는 전기·가스요금 인상에 5.7%로 오름폭을 키웠다. 한 달 만에 상승률이 0.7%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지난 10월을 제외하면 7월을 정점으로 물가 상승세가 점차 둔화하는 양상이다. 다만 5%가 넘는 상승률은 지난 5월(5.4%) 이후 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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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오르는 라면값… 추석 이후 물가 ‘빨간불’ 추석 연휴 이후 가공식품 물가 상승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12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한 시민이 라면 코너를 살펴보고 있다. 늘어난 원가 부담을 이유로 농심이 오는 15일부터 라면 브랜드 26개의 가격을 평균 11.3% 올리기로 한 데 이어 팔도 역시 다음달 1일부터 12개 라면 품목의 가격을 평균 9.8%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주영 전문기자
농산물 2% 하락, 5월 이후 처음 
축산물 1.1%, 공업제품 5.9% 올라

11월 물가 상승률이 전월보다 상당폭 내린 데에는 정부가 물가 안정의 핵심과제로 추진해 온 농축수산물 가격 영향이 컸다.

농축수산물은 0.3% 올라 전월(5.2%)보다 상승 폭이 크게 둔화했다. 농축수산물의 전체 물가 상승률 기여도는 전월 0.46% 포인트에서 11월 0.03% 포인트로 줄었다.

채소류(-2.7%)를 포함해 농산물이 2.0% 하락했는데, 농산물이 1년 전보다 하락한 건 지난 5월(-0.6%) 이후 처음이다. 양파(27.5%), 무(36.5%), 감자(28.6%) 등이 올랐으나 오이(-35.3%), 상추(-34.3%), 호박(-34.9%), 고구마(-13.5%) 등은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축산물은 1.1% 올랐다. 돼지고기(2.6%), 닭고기(10.2%)가 올랐지만 국산쇠고기(-2.4%)는 내렸다. 고등어(8.3%), 오징어(15.2%) 등 수산물은 6.8%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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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플레이션 온다… 새달 우유값 인상
밀크플레이션 온다… 새달 우유값 인상 17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유업체와 낙농가가 참여하는 원유 기본가격 조정협상위원회는 물가 상승분을 반영해 올해 원유 가격 협상을 오는 31일까지 끝내고 다음달부터 적용하기로 합의한다. 이에 따라 우유를 비롯해 치즈, 아이스크림, 빵 등 유제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게 된다.
뉴스1
빵 15.8%, 스낵과자 14.5% 껑충
석유가격 진정세…경유는 19.6%↑

공업제품은 5.9% 올라 전월(6.3%)보다는 상승 폭이 둔화했다.

그러나 공업제품 중 가공식품은 9.4% 상승해 전월(9.5%)과 비슷하게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빵(15.8%), 스낵과자(14.5%) 등이 오른 영향이다.

낙농진흥회의 우유 원가 기본가격 인상(ℓ당 49원, 5%)에 맞춰 유업계과 유통업계는 인건비와 물류비가 더 늘었다며 흰 우유 1ℓ에 150~340원으로 더욱 가격 인상폭을 올려 이로 인한 치즈, 아이스크림, 빵 등 유제품의 가격 부담을 더욱 늘어나는 ‘밀크플레이션’도 우려도 나온다.

석유류는 5.6% 올라 전월(10.7%)보다 상승률이 낮아졌다. 석유류는 지난 6월 39.6%로 정점을 찍은 뒤 점차 가격 상승세가 진정되는 모습이다.

경유(19.6%), 등유(48.9%) 오름폭이 컸으나 휘발유(-6.8%), 자동차용 LPG(-3.2%)는 1년 전보다 가격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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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부터 전기 가스 요금이 일제히 올랐다. 한국전력이 전기요금 인상안을 밝힌 지난달 30일 한 시민이 한 오피스텔에 설치된 전기계량기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10월 1일부터 전기 가스 요금이 일제히 올랐다. 한국전력이 전기요금 인상안을 밝힌 지난달 30일 한 시민이 한 오피스텔에 설치된 전기계량기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외식물가 8.6% 고공행진 계속
전기·가스·수도 23.1% 상승

개인서비스 상승률은 6.2%로 전월(6.4%)보다 둔화했다. 이 가운데 외식은 8.6% 올라 전월(8.9%)보다는 상승률이 내렸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생선회(9.0%), 구내식당식사비(5.5%) 등이 올랐다.

외식외 개인서비스는 4.5% 상승했다. 보험서비스료(14.9%), 공동주택관리비(5.3%) 등이 오른 영향이다. 집세는 전세가 2.2%, 월세가 0.8% 올랐다.

전기·가스·수도는 23.1% 상승해 전월(23.1%)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기·가스·수도는 지난 10월 전기요금과 도시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했었다.
외식 물가 30년만 최고
외식 물가 30년만 최고 9월 서비스 물가 상승 속 외식 물가 상승률이 30년 만에 최고치인 전년 동월 대비 9.0%를 기록했다. 9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음식점 앞에 음식 메뉴 가격이 게시된 모습. 2022. 10. 9. 뉴시스
근원물가 상승률 여전히 4.8% 
2009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 유지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전월과 같은 4.8%로 2009년 2월(5.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4.3% 올라 2008년 12월(4.5%) 이후 가장 높았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5.5% 올라 전월(6.5%)보다 둔화했다. 김희재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배추·무 등 채소류 중심의 농산물 수급 여건 개선으로 물가 상승 폭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특히 서민 생활과 직결된 생활물가지수의 가격 오름세가 큰 폭 둔화한 것이 긍정적인 신호”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5% 안팎의 물가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다음 달 이후에는 상하방 요인이 모두 있어 물가 상승률이 지금 수준에서 등락하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낙농진흥회가 지난 17일부터 원유 기본 가격을 ℓ당 49원(5%)을 인상한 가운데 세종시의 한 우유업체 대리점에서 보낸 지로통지서. ‘정부의 원유 인상’으로 부득이하게 5%에서 최대 15%를 올려 배달된다고 고지돼 있다. 독자 제공
낙농진흥회가 지난 17일부터 원유 기본 가격을 ℓ당 49원(5%)을 인상한 가운데 세종시의 한 우유업체 대리점에서 보낸 지로통지서. ‘정부의 원유 인상’으로 부득이하게 5%에서 최대 15%를 올려 배달된다고 고지돼 있다.
독자 제공


한은·통계청 “5% 안팎 물가 상승 계속”
농산물·석유가 하락은 ‘기저 효과’

한국은행 역시 이날 회의에서 내년 초까지는 물가가 5% 수준의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이날 이환석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최근 물가상황과 향후 물가 흐름을 점검했다.

이 부총재보는 “농산물·석유류 가격이 지난해 큰 폭 상승한 데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상당폭 둔화했다”면서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내년 초까지 5% 수준의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둔화 폭 확대 가능성 등이 하방 리스크(위험)로, 에너지요금 인상 폭 확대 가능성 등은 상방리스크로 각각 잠재해 있다”고 진단했다.
우유 가격 인상에 따라 빵,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밀크플레이션’이 현실화 되고 있는 가운데 1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유제품이 진열돼 있다. 2022.11.13 연합뉴스
우유 가격 인상에 따라 빵,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밀크플레이션’이 현실화 되고 있는 가운데 1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유제품이 진열돼 있다. 2022.11.13 연합뉴스
세종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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