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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린 ‘독점 공급’ 막 오른 ‘동시 공급’

막 내린 ‘독점 공급’ 막 오른 ‘동시 공급’

입력 2011-03-01 00:00
업데이트 2011-03-01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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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아이폰 도입 발표후 단말기 업체들 지각변동

그동안 KT의 전유물이었던 ‘아이폰’이 SK텔레콤을 통해서도 출시하기로 결정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 스마트폰을 생산하던 업체들이 제품 공급 전략을 바꾸는 등 고심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SK텔레콤’이라는 우군을 등에 업고 아이폰과의 대결에서 선전했지만. 앞으로는 ‘이통사 프리미엄’ 없이 아이폰과 전면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에 이른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를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에 동시에 출시하기로 하고 각 이통사와 협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SK텔레콤에 갤럭시S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을 다른 이통사보다 1~2개월가량 먼저 공급해 ‘신상 프리미엄’을 누리도록 도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삼성전자는 2009년 말부터 KT와 애플이 아이폰을 내세워 스마트폰 돌풍을 일으키자 SK텔레콤과 손잡고 동맹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SK텔레콤도 더 이상 아이폰을 찾아 KT로 떠나는 젊은 층 가입자들을 붙잡아둘 묘안을 찾지 못하자 결국 지난 25일 아이폰을 도입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SK텔레콤의 아이폰 도입에 대해 상당한 서운함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2의 이통사 동시 공급 결정은 더 이상 SK텔레콤에 자사 ‘알짜’ 제품을 독점 공급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맞대응’이다.

삼성은 또 SK텔레콤을 통해서만 먼저 출시하려던 ‘넥서스S’ 또한 계획을 바꿔 KT와 SK텔레콤 양사를 통해 동시에 출시했다.

LG전자 역시 이번 ‘아이폰 쇼크’로 단말기 공급 체계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LG는 업계 최초로 듀얼코어 중앙처리장치(CPU)를 탑재한 스마트폰 ‘옵티머스 2X’를 관계사인 LG유플러스가 아닌 SK텔레콤에 우선적으로 공급하는 등 1위 업체에 대한 구애에 애써 왔다.

하지만 SK텔레콤의 아이폰 도입으로 국내 스마트폰 판도가 ‘아이폰-갤럭시’ 양강 구도로 고착될 가능성이 커지자 조금씩 벗어나던 ‘스마트폰 위기’가 재현되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이에 LG전자는 초슬림 스마트폰인 ‘옵티머스 블랙’을 KT를 통해 출시하기로 했다.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으로 공개한 ‘옵티머스 3D’ 역시 KT를 통해 출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과의 무한경쟁을 앞두고 더 이상 SK텔레콤에 대한 ‘올인’(다주기) 전략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업체인 모토롤라 역시 20년 넘게 이어져 오던 SK텔레콤과의 밀월관계를 청산하고 KT를 통해 스마트폰인 ‘아트릭스’와 태블릿PC ‘줌’을 출시하기 위해 협의 중이다. 현존하는 스마트 기기 가운데 가장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 두 제품을 KT를 통해 내놓으려 하는 것은 SK텔레콤이 아이폰 도입을 계기로 자신들을 홀대한다는 서운함이 컸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들이 약진해 스펙상으로는 아이폰을 앞서는 제품도 속속 나오고 있지만 아직 인지도나 고객 충성도 측면에서 아이폰을 못 따라가는 게 사실”이라며 “때문에 아이폰이 복수 이통사를 통해 공급되자 안드로이드 기반 업체들도 공급망을 다양화하면서 아이폰과의 전면전에 대비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11-03-0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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