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청소년 노출 ‘잔혹 게임’ 얼마나 폭력적인가 보니…

청소년 노출 ‘잔혹 게임’ 얼마나 폭력적인가 보니…

입력 2012-04-04 00:00
업데이트 2012-04-04 13:2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경찰, 등급분류 거부 처분 ‘모탈컴뱃’ 등 유통업자 구속

게임물등급위원회로부터 등급분류 거부처분을 받아 국내 유통이 불가능한 폭력성 게임물들이 인터넷 오픈마켓을 통해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4일 게임물 수입·유통업자 박모(33)씨 등 11명을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인터넷을 통해 이를 유포한 채모(31)씨 등 1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이 유통하고 유포한 ‘맨헌트2’, ‘모탈컴뱃’ 등의 게임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잔혹·폭력성을 띄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해 미국 워너브라더스사가 내놓은 모탈컴뱃은 1990년대부터 잔혹성 논란을 빚었던 대전 격투게임 모탈컴뱃 시리즈를 리메이크한 비디오게임이다.

이 게임은 다른 대전 게임과 달리 승리후 비틀거리는 상대에게 잔인한 일격을 가하는 ‘페이탈리티(Fatality)’ 기술과 골격이 파괴되는 장면을 보여주는 ‘엑스레이 시스템’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참혹하고 잔인한 신체훼손 장면을 지나치게 사실적으로 묘사해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많은 논란을 낳고 있는 문제작이다. 특히 여성 캐릭터들에게도 끝내기 기술이 적용돼 한층 더 잔인하고 선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맨헌트2는 2003년 미국 락스타노스사에서 만들어졌다. 정신병원에 수용중인 환자가 병원을 탈출하면서 갖가지 도구를 이용해 등장인물을 잔혹하게 살해하는 내용의 게임이다. 선혈이 쏟아지고 신체가 훼손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비슷한 내용의 전작 ‘맨헌트’는 2004년 영국에서 14세 소년이 17세 소년에게 칼과 해머로 무참히 살해당한 살인사건 당시 피해자의 모친이 “가해자가 ‘맨헌트’ 게임을 흉내내 범행을 저질렀다.”며 해당 게임을 사건의 원인으로 지목해 화제가 됐었다.

게임물등급위원회는 지난해 이 게임들에 대한 등급분류를 거부했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 정한 ‘범죄, 폭력, 음란 등을 지나치게 묘사해 범죄심리 또는 모방심리를 부추기는 등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이는 사행성 게임물이 아닌 일반 비디오 게임에 대한 처분으로는 매우 이례적인 결정이라는게 경찰의 설명이다.

미국 등 북미국가와 일부 유럽국가에서는 이 게임들을 성인용 게임으로 유통허가를 받았다. 호주·독일·영국 등에서는 우리의 ‘등급분류 거부’에 해당하는 결정을 받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등급분류 거부결정을 받은 게임들에 대해 청소년들의 구매를 막을 아무런 장치가 없다.

경찰에 붙잡힌 유통업자들은 게임이 성인용으로 정식 발매된 미국 등지에서 수입해 인터넷 오픈마켓 등 온라인을 이용해 판매해 왔다.

실제로 오픈마켓에서는 국내 유통이 금지된 게임물에 대한 필터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웹하드에서는 정품 인증 절차를 무력화한 PC용 게임 파일이 성인인증 절차도 없이 무분별하게 공유되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나치게 잔혹한 불법 게임물의 유통이 게임물 심의제도를 무력화하고 청소년의 정서발달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 오픈마켓과 웹하드 업체에 대해 게임물에 대한 필터링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면서 “청소년 게임 독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가정과 학교에서도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많이 본 뉴스
내가 바라는 국무총리는?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겁습니다. 차기 국무총리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인물
정치적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물
행정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물
국가 혁신을 이끌 젊은 인물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