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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추천해 줘요” 손안의 ‘퍼스널 쇼퍼’

“원피스 추천해 줘요” 손안의 ‘퍼스널 쇼퍼’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17-01-26 16:46
업데이트 2017-01-2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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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대화형 커머스 시대 개막… 채팅방서 쇼핑·예매·뉴스 서비스까지 한번에 해결

“친구 결혼식에 입고 갈 만한 원피스를 추천해 주세요. 길이는 90㎝ 정도로요.” 채팅창에 단정하고 색이 밝지 않은 원피스 사진 여러 장이 올라온다. “A라인 원피스 위주로 보여 주세요.” 사진들 중 세 장이 추려지고, 이용자는 세 번째 사진을 클릭한다. 채팅창에 주소를 입력하자 결제창이 뜨고, 간편결제 비밀번호 6자리를 누른다.
지난해 인터파크가 선보인 인공지능(AI) 기반 챗봇 ‘톡집사’는 ‘깎아줘’ 기능이 탑재돼 “요 상품 깎아 주세요”라고 입력하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저가 상품을 제시할 뿐 아니라 필요한 할인 쿠폰도 지급한다. 상품 최종 가격의 최저가를 비교, 제시해 온라인 쇼핑에 필요한 시간을 크게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터파크 제공
지난해 인터파크가 선보인 인공지능(AI) 기반 챗봇 ‘톡집사’는 ‘깎아줘’ 기능이 탑재돼 “요 상품 깎아 주세요”라고 입력하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저가 상품을 제시할 뿐 아니라 필요한 할인 쿠폰도 지급한다. 상품 최종 가격의 최저가를 비교, 제시해 온라인 쇼핑에 필요한 시간을 크게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터파크 제공
채팅창에서 대화를 나누듯 상품을 추천받아 주문하고 결제까지 하는 ‘대화형 커머스’가 올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확산된다. 지난해 네이버와 인터파크, 11번가가 관련 서비스를 내놓은 데 이어 올봄에는 48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카카오톡이 뛰어든다.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AI)이 고객을 응대하는 수준으로 진화하면 이용자들은 전화를 걸거나 일일이 검색하지 않고 텍스트 몇 줄만으로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손쉽게 찾아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게 됐다.

카카오는 올 1분기 중 카카오톡의 기업 계정인 ‘플러스친구’에서 대화형 커머스를 내놓는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지난 24일 “플러스친구가 주문과 예약, 예매, 상담과 구매가 가능한 만능 플랫폼이 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유명 피자 프랜차이즈의 플러스친구 계정과 친구를 맺으면 채팅창 안에서 추천 메뉴와 할인 쿠폰을 받아 보고 집 주소를 입력해 결제까지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올봄 피자와 치킨, 햄버거 등 20여개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시작으로 티켓 예매와 예약,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콘텐츠 등 비즈니스 전반으로 확대된다.

이 같은 대화형 커머스는 미국과 중국, 일본 등에서는 지난해에 이미 본격화됐다. 중국 최대 메신저 ‘위챗’과 미국의 메신저 ‘킥’(Kik)은 쇼핑과 예약, 예매 등의 서비스들을 채팅창 안에서 제공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비즈니스 온 메신저’, 라인(LINE)의 ‘비즈니스 커넥트’도 이 같은 흐름에 동참했다. 라인을 통해서 일본에서는 피자 주문과 주식 트레이딩, 계좌 확인 등이, 인도네시아에서는 오토바이 택시 호출이 채팅창 안에서 가능하다.

전화나 검색으로 해 오던 상품 주문을 텍스트로 옮겨 오려는 것은 텍스트를 이용한 소통이 전화보다 편리한 이른바 ‘모바일 네이티브’(Mobile native) 세대가 소비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과 맞물린 흐름이다. 황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원하는 제품을 직접 검색하지 않고 메신저에 질문하는 방식으로 요청해 마치 퍼스널 쇼퍼(personal shopper)가 있는 것처럼 나에게 맞는 제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면서 “모바일 메신저는 개인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넘어 기업과 고객이 소통하는 수단으로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페이스북 챗봇으로 CNN 뉴스를 읽는 모습.
페이스북 챗봇으로 CNN 뉴스를 읽는 모습.
인공지능이 채팅과 결합한 ‘챗봇’(채팅로봇)이 접목되면 대화형 커머스는 문자 그대로의 ‘대화형’으로 진화하게 된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4월 인공지능 챗봇과 개발 도구를 공개했다. 페이스북의 챗봇은 “아내에게 줄 꽃다발을 추천해 줘”라는 텍스트로 꽃다발을 주문하고 비행기 표를 예약하거나 아침 주요 뉴스를 찾아볼 수 있다. 라인은 지난해 11월 AI와 상담원 채팅을 결합한 ‘라인 커스토머 커넥트’의 시범 서비스를 시작해 오는 3월 정식 서비스로 확대한다.

국내에서 대화형 커머스에 챗봇을 도입한 대표적인 사례는 ‘네이버 톡톡’이다. 네이버 톡톡은 네이버의 쇼핑 플랫폼인 윈도 시리즈에서 판매자와 고객을 연결하는 메신저로, 판매자 부재 시 상품 주문과 배송 상황, 인기상품 추천 등 간단한 질문에 자동으로 응답한다. 500여개 업체가 챗봇을 활용하고 있으며 챗봇과 대화한 고객의 12.4%가 실제로 제품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상반기 중 네이버톡톡의 챗봇 기능을 쇼핑 윈도의 모든 입점 업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카카오도 장기적으로 카카오톡 플러스친구에 챗봇을 결합해 플러스친구를 통한 대화형 커머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17-01-27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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