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시장 취임 100일만에 강남 집값 ‘추풍낙엽’

朴시장 취임 100일만에 강남 집값 ‘추풍낙엽’

입력 2012-02-16 00:00
업데이트 2012-02-16 09:1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강남·송파·강동·서초구 모두 1% 이상 하락

서민 주거복지를 강조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한 지 100일 동안 강남권 집값이 ‘추풍낙엽’ 신세를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최근 뉴타운 구조조정과 재건축 소형 의무비율 확대를 추진하고 나서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1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박 시장이 취임한 지난해 10월 마지막 주에서 취임 100일을 맞은 지난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87% 떨어졌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의 아파트 가격 하락률인 0.34%의 두 배가 넘는다.

박 시장 취임 이후 서울의 아파트값 내림세를 주도한 지역은 강남 4구다.

이 기간에 강남구는 1.75%, 송파구는 1.32%, 강동구는 1.23%, 서초구는 1.01% 각각 떨어졌다. 박 시장 취임 이후 1% 이상 아파트 가격이 내려간 자치구는 이들 4개구 외에는 한 곳도 없다.

영등포구가 0.85%, 양천구가 0.78%, 마포구가 0.74% 각각 하락해 강남권의 뒤를 이었고 종로구는 0.07%, 성동구는 0.11%, 은평구는 0.12%, 동대문구는 0.15%의 하락률을 기록해 상대적으로 내림폭이 적었다.

한때 부동산 로또로 불리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가장 된서리를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 4구의 재건축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1.59%로 이 중 강남구(-2.29%)와 강동구(-2.19%)의 내림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그나마 종상향으로 용적률이 높아진 가락시영 재건축 아파트 덕분에 송파구는 0.63% 떨어져 강남권 재건축 시세 중 유일하게 1% 미만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서울시장 교체 이후 가격이 크게 떨어진 아파트 단지들은 대부분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들이다.

닥터아파트 조사결과 서초구 반포 주공1단지 138㎡(이하 공급면적)가 박 시장 취임 당시 22억5천만원에서 15일 현재 21억원으로 1억5천만원 떨어졌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112㎡가 11억2천만원에서 9억8천만원으로 1억4천만원 하락해 뒤를 이었고 반포 주공1단지 105㎡가 1억원, 개포동 시영아파트 56㎡와 62㎡가 각각 9천만원 떨어졌다.

지난해 10월28일 박 시장 취임 이후 아파트를 포함한 서울 집값의 내림세는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뚜렷하다.

국민은행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박 시장 취임 직후인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국 주택가격이 0.3% 오른 반면 서울은 0.2% 떨어졌다.

서울시가 1월30일 ‘뉴타운 신정책구상’을 발표한 데 이어 13일 재건축 아파트의 소형 의무 비율을 강화하고 국민주택 규모의 축소를 건의한다는 내용의 서민 주거대책을 공개함으로써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개포동 J공인의 한 관계자는 “박 시장 취임 이후 계속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와 서울시가 다른 이야기를 하니까 거래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인 개포주공 아파트는 지난해 8~9월 미국과 유럽의 금융불안 사태로 가격이 거의 바닥을 찍었지만 박 시장 취임 이후 추가로 소폭 하락한 상태다.

개포주공 1단지 42㎡는 지난해 10월 6억7천만~6억8천만원에서 현재 6억6천만원으로 떨어졌다.

가장 타격이 큰 반포 주공 인근의 D공인의 한 관계자도 “재건축 대상 지역이다보니 서울시 정책의 영향이 크다”며 “시장이 바뀐 여파도 배제할 수 없고 대외적인 변수가 워낙 좋지 않아 최근 거래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집값이 전국 평균보다 많이 떨어진 편이긴 하지만 작년 11월 대비 올해 1월의 경기도와 수도권 전체 평균(각각 -0.3%)보다는 하락률이 낮다는 점에서 박 시장의 ‘정책 리스크’보다는 유럽 재정위기 등의 대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닥터아파트 조은상 팀장은 “시장 친화적인 정책이 아니니까 주택 소유자 입장에서는 반감이 있다. 정권이나 시장에 따라 정책 일관성이 없으니 불안한 상태”라면서도 “뉴타운 등의 난제가 꼭 박 시장만의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