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대형 아파트 공급 ‘뚝’

서울 중대형 아파트 공급 ‘뚝’

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입력 2016-08-08 22:32
수정 2016-08-08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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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이상 16년새 20%P 감소… 소형 인기·실수요자 중심 분양

60㎡ 이하 소형 아파트가 인기를 끌면서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중대형 공급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장기적으로 중대형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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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 1~8월 서울에서 분양된 새 아파트 1만 5980가구 중 전용 60㎡ 이하 소형은 7205가구로 전체의 45.1%를 기록했다. 반면 전용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는 전체 물량의 8.5%인 1353가구에 불과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2000년 60㎡ 이하 아파트의 비중은 26.1%였는데, 16년 만에 20% 포인트 가까이 늘었다”면서 “결국 2000년대 초반 30%가 넘던 85㎡ 이상 중대형 공급을 소형이 그대로 가져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중소형 가운데 선호도가 가장 높았던 전용 60∼85㎡는 올해 분양 물량이 전체의 46.4%(7422가구)로 2000년(42.3%)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소형 아파트가 늘고 대형 아파트가 줄어드는 것은 기본적으로 가구당 인구수가 줄어서다. 하지만 “이제 아파트로 돈을 벌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도 한몫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큰 평수 아파트 하나를 분양받는 것이 재테크가 됐지만, 지금은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경제적으로 부담이 큰 대형 평수를 찾지 않는 사람이 늘어난 것 같다”면서 “미분양 아파트도 중소형이 훨씬 빨리 팔린다”고 말했다. 이는 올해 분양한 재개발·재건축 분양 물량에서도 드러났다. 올해 서울에서 공급된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는 중대형 비중이 9.4%로 역시 2000년 이후 가장 낮았다. 반면 소형 아파트는 44.8%로 역대 최고였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돈이 된다는 생각에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에서 중대형을 신청하는 조합원이 상당히 많았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장기적으로 중대형 아파트의 희소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장기적으로 보면 공급 부족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수요도 줄고 있어 큰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전망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2016-08-0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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