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판” vs “기득권”… 핀테크 인증제 논란

“안전판” vs “기득권”… 핀테크 인증제 논란

신융아 기자
신융아 기자
입력 2016-06-08 23:12
수정 2016-06-09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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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기업 소비자 신뢰받게 필요” 은행연·기업 간담회서 도입 건의

일부 업체 “스타트업엔 진입장벽”
누가·어떤 기준 적용할지도 문제

‘최소한의 신뢰 안전판인가.’ ‘시대에 역행하는 구태인가.’

‘핀테크 인증제’ 도입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핀테크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가운데 소비자들에게 최소한의 믿음을 주기 위해서는 협회 차원의 인증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불을 댕겼다. 기득권이 싫어 뛰쳐나온 핀테크업체들이 또 다른 기득권을 만들어 내려 한다는 반론이 즉각 이어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핀테크 인증제는 지난달 은행연합회에서 주최한 핀테크기업과 은행 간 교류 증진을 위한 간담회에서 처음 거론됐다. 한 핀테크기업 관계자가 “신생 기업이다 보니 영업 활동을 하거나 금융사 융자를 받을 때 신뢰성에 의문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인증제 도입을 건의했고 은행연합회는 이를 핀테크산업협회 측에 전달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핀테크업체는 곧바로 들고일어났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업체들에는 인증제가 유리하게 작용할지 모르지만 스타트업들에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누가 어떤 기준으로 핀테크기업을 인증할 것인지도 논란이다. 박소영 월드핀테크협회장은 “핀테크 인증제는 시대에 역행하는 심각한 착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충분히 논의해 볼 만하다”는 현실론도 나온다. 개인 대 개인(P2P) 대출업체나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체의 경우 유사수신업체로 오해받는 일이 많고 소비자들로부터 어떤 회사를 믿고 거래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민원도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인증제가 도입되면 은행 대출이나 세제 면에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예컨대 벤처기업 인증을 받은 창업 중소기업에는 3년간 50%의 세액 감면 혜택과 취득세 면제, 재산세 50% 감면 등의 세제 혜택이 주어진다. 해썹(HACCP)과 같은 식품안전관리인증 기준은 은행에서 기업 대출을 할 때 가점 요인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핀테크산업협회는 이제 막 형성되는 핀테크산업에 특정 기준을 들이대는 것은 혁신성을 꺾는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인증제를 실제로 도입하려면 전체적인 공감과 당국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16-06-0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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