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집 마련한다면…대출금리 고정형? 변동형?
40대 직장인 A씨는 눈여겨보던 경기도 30평대 아파트를 이달 초 구매했다. 아파트 가격은 6억원. A씨는 모자란 3억원을 빌리려고 주거래 은행을 찾았다. 은행 직원은 “최대한 우대금리를 적용했다”며 각각 금리 2.9%인 변동금리 상품과 3.4%인 혼합형 고정금리(5년 고정후 변동 적용) 상품을 내밀었다. 고정금리를 선택하면 첫 달 이자로 12만원을 더 내야 하지만 A씨는 금리 상승을 고려해 결국 고정금리를 택했다. A씨의 결정은 옳은 걸까.![](https://img.seoul.co.kr/img/upload/2016/11/29/SSI_20161129181214_O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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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전문가들은 29일 “정부의 가계대출 옥죄기에 도널드 트럼프 당선 리스크, 은행 영업 전략까지 맞물려 2~3년간 금리는 계속 오를 것”이라며 “고정금리로 방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현조 우리은행 투체어스잠실센터 PB팀장은 “글로벌 자금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옮겨 가는 데다 미국의 금리인상 이슈로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한국도 금리 방어 차원에서 현재 대출금리 상승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타이 후이 JP모건 아시아 수석 시장 전략가는 최근 “미국 경제 회복으로 달러 강세가 나타나면서 글로벌 자금이 한국 등 이머징(신흥국) 국가에서 이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상이 거스를 수 없는 추세여도 마냥 지속하긴 어렵다.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 개인금융팀장은 “금리는 통상 경기를 따라가는데 수출 부진, 정국 혼란 등 한국 경제 여건이 안 좋아 2~3년간 정도 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현시점에서 집을 사 대출을 받는다면 5년간 고정금리로 묶였다가 변동금리로 바뀌는 혼합형 고정금리 상품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반론도 있다. 한승우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팀장은 “정부가 시중 금리를 관리하겠다고 한 만큼 정책적으로 급격한 인상은 힘들고 경기 부양 목적에서 내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어 변동금리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단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타기’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중도상환수수료(1.5%)와 대출 잔액, 만기를 따져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승우 팀장은 “특히 임대사업자나 소호(자영업) 대출은 갈아타면 기존에 받던 금리 할인, 한도관리 등 혜택이 중단돼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4대 은행(KEB하나·KB국민·우리·신한) 주담대 최고 금리(혼합형 고정)는 지난 9월 말 4.12~4.45%에서 29일 현재 4.63~4.85%로 상승세를 이어 갔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2016-11-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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