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회의 소집 “시장 예의주시”
구두개입성 발언했지만 역부족
전날보다 17.3원 올라 1390.9원
연말 1500원 돌파 전망도 나와
금융시장 ‘패닉’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38.12포인트(1.56%) 하락한 2411.42로 표시돼 있다. 원달러 환율이 1390원을 넘은 것은 13년 5개월 만이다.
오장환 기자
오장환 기자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7.3원 급등한 1390.9원에 마감했다. 1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3%로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면서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연말 미국 기준금리 정점은 4%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는데 8월 미 소비자물가 발표로 과연 종착역이 어디쯤이 될지 불투명해졌다”면서 “우리나라도 미국 기준금리에 연동해서 금리 정책을 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변동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연말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정부는 이날 예정에 없던 회의를 긴급 소집해 구두개입성 발언을 내놨지만 이미 상승세를 탄 원달러 환율을 막지 못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비상 경제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주요국의 금리 인상 폭과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점이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정상화 스케줄을 주의하면서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해 달라”고 강조했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외환보유액이 감소하는 데 대한 우려의 시선이 커지는 중이라 외환당국 입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을 외환보유액을 통해 적극적으로 방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한미 통화스와프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당장 현실화되기 어렵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달러 환율 상승과 관련해 정부는 일단 미세조정을 하면서 시장 심리와 기대를 조절하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인 것 같다”면서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시장 우려를 불식시킬 정책과 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송수연 기자
세종 이영준 기자
세종 이영준 기자
2022-09-15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