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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년 ‘무노조 경영’ 사슬 끊는다… 삼성전자 노사 첫 단체교섭 시작

51년 ‘무노조 경영’ 사슬 끊는다… 삼성전자 노사 첫 단체교섭 시작

한재희 기자
입력 2020-11-03 22:28
업데이트 2020-11-04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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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견례 겸한 자리서 기본합의서 서명
사측 “상생·협력적인 노사관계 만들자”
노측 “초일류 기업, 노동자 존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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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 관계자들이 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노사 상견례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최완우 삼성전자 DS부문 인사기획그룹장, 나기홍 삼성전자 부사장,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 진윤석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삼성전자 노사 관계자들이 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노사 상견례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최완우 삼성전자 DS부문 인사기획그룹장, 나기홍 삼성전자 부사장,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 진윤석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삼성전자가 ‘무노조 경영’의 사슬을 끊기 위한 의미 있는 첫발을 뗐다. 삼성전자 노사는 3일 테이블에 마주 앉아 단체협약을 위한 첫 교섭에 돌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월 대국민사과를 통해 공식화한 ‘무노조 경영 폐기’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가겠단 의지를 보인 것이다.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교섭단과 사측의 상견례 겸 1차 단체협약 교섭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회관에서 열렸다. 테이블에 나온 공동교섭단은 4개 노조의 연합체다. 한국노총 산하에 있으며 노조원이 가장 많은 삼성전자 4노조에서 7명, 상급 단체가 없는 삼성전자 1~3노조에서 각 한 명씩 총 10명이 공동교섭단으로 참여했다. 과반 조합원을 둔 노조가 없을 때는 복수 노조가 연합체를 구성해 교섭을 진행할 수 있다. 노조 측에서는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이 교섭단장을 맡았고, 사측에서는 나기홍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인사팀장(부사장)이 참석했다. 향후 실무 교섭은 최완우 삼성전자 DS(반도체사업)부문 인사기획그룹장(전무)이 맡게 된다.

테이블에 마주 앉은 양측은 ‘무노조경영 폐기’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나 부사장은 “삼성의 새로운 노사문화를 만들어 가는 굉장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라며 “상생과 협력적인 노사관계의 모델을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초일류 100년 기업의 첫걸음은 노동자를 존중하고 노조활동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오늘 상견례가 바로 그 역사적인 현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1시간가량 진행된 교섭을 통해 기본 합의서에 서명했다. 향후 월 4회 교섭에 나서고 단체협약에 참여하는 기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또한 임시 노조 사무실도 제공하기로 했다. 노조는 단체교섭안을 이번 주 내 경영진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만약 경영진과 근로자 사이의 약속인 단체협약이 실제로 체결된다면 이는 삼성전자 51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그동안 삼성전자 개별 노조들이 회사와 교섭에 나선 적은 있지만 이것이 단체협약으로까지 이어진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20-11-0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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