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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벅 대신 골목길서 에스프레소

스벅 대신 골목길서 에스프레소

심현희 기자
입력 2022-04-24 20:30
업데이트 2022-08-3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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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커피 중심’ 트렌드 선호

최근 3년 서울서 70여개 문 열어
지방도 급속 확산… 전국적 열풍

미국식→이탈리아식 문화 변화
MZ세대 소비자 주도적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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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에스프레소 바에 손님들이 마신 커피잔이 쌓여 있는 모습. 에스프레소 바 열풍으로 공간 중심의 기존 카페 트렌드가 커피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서울 시내의 한 에스프레소 바에 손님들이 마신 커피잔이 쌓여 있는 모습. 에스프레소 바 열풍으로 공간 중심의 기존 카페 트렌드가 커피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좁은 공간에서 서서 커피를 마시는 ‘에스프레소 바’가 최근 국내 커피 업계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카페 트렌드 변화를 이끌고 있다. 스타벅스, 블루보틀 등 대형 커피 브랜드를 즐겨 찾았던 MZ세대 소비자들이 좁은 골목에 들어선 에스프레소 바를 선호하게 되면서 ‘공간 중심’으로 이뤄지던 기존 카페 비즈니스 모델이 ‘커피 중심’으로 바뀌는 추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울에서만 70여개의 에스프레소 바가 문을 열었다.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 제주, 경주 등 지방에서도 에스프레소 바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전국적 열풍이 불고 있다. 한 관계자는 “서울 시내 1~2개에 불과했던 에스프레소 바가 코로나19 기간을 거치며 급속도로 확산됐다”면서 “미국식 대형 커피 체인점, 소수의 일본식 드립 커피 전문점이 전부였던 국내 커피 시장에 ‘소규모 이탈리아식 카페’라는 새로운 커피 문화가 자리를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프레소는 커피 원두를 곱게 갈아 압축해 뜨거운 물을 고압으로 통과시켜 뽑아낸 원액이다. 손님이 커피를 주문한 뒤 테이블에 앉지 않고 바에 선 채 커피를 마신 뒤 가게를 나가는 에스프레소 바 특유의 모습도 이탈리아식 커피 문화다.

MZ세대는 에스프레소 바 열풍을 이끌고 있다. 이들은 골목에 숨겨진 에스프레소 바를 찾아 커피를 마시고 잔을 쌓아 올리는 사진을 ‘#에스프레소바’, ‘#컵쌓기’ 등 해시태그를 달아 인스타그램에 인증하면서 에스프레소 음미 행위를 놀이 문화로도 소비한다.

오랫동안 미국식 커피인 아메리카노에 익숙했던 소비자들이 다소 낯선 에스프레소 문화를 빠르게 받아들인 건 코로나19 영향이 컸다. 이 관계자는 “에스프레소 바의 인기는 외국 여행을 하지 못하는 동안 이국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 대리만족하는 소비자들의 필요와 맞아떨어진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이들의 입장에서도 넓은 공간이 필요 없는 에스프레소 바는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기존 공간 중심의 카페보다 훨씬 경제적이고 수익률이 좋아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서울에서 에스프레소 바를 운영하는 이모씨는 “테이블이 있는 카페는 커피 한 잔을 시켜 놓고 기본 한두 시간을 보내는 손님들이 대다수인 반면 서서 마시는 카페는 고객 체류시간이 짧고 두세 잔씩 마시는 손님들이 흔해 마진율이 높다”면서 “서빙하는 아르바이트생이 필요 없어 인건비가 들어가지 않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심현희 기자
2022-04-2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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