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등 검토 후 단계적 시행…2013년 한의계 내분으로 무산
정부가 여러 한약 제재를 섞어 탕약으로 만든 ‘첩약’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을 본격 검토한다. 첩약 처방률이 높은 65세 이상 노인에게 우선적으로 보험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보건복지부는 한의계와 협의를 거쳐 치료용 첩약의 보험급여화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다만 첩약의 안전성과 유효성, 치료 효과성 등에 대한 정밀한 검증이 필요하고 한약 관련 법령, 의약품 당국의 허가사항 등 법적, 제도적으로 살펴봐야 할 사안이 많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는 입장이다.
첩약 건강보험 적용은 지난해 12월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건강보험을 적용받게 하는 국민건강보험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뒤 속도를 내고 있다.
그간 한의계는 첩약 처방에 건강보험을 적용해야 한다고 꾸준히 요구해 왔다. 지난 1월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 새 수장이 된 최혁용 회장의 5대 중점 공약 가운데 첫 번째가 ‘첩약 건강보험 급여 확대’였다.
이에 앞서 복지부는 2000억원을 들여 한방 치료용 첩약에 건강보험 혜택을 주기로 하고 2013년 10월 시범사업을 진행하려고 했다. 그러나 한의계 내부에서 한의사가 아닌 한약사와 한약조제약사(비의료인)의 시범사업 참여 여부를 두고 찬반으로 갈려 내분을 겪자 한의협이 시범사업 자체를 폐기해 달라고 복지부에 부탁해 무산됐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2018-03-1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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