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권역별 거점전략’ 발표
나눠주기 대신 광역경제권 지원 집중인구 800만명 ‘부울경’ 가장 유력 후보
거점도시 연결 광역교통망이 1차 관건
광역철도 등 ‘1시간 이동 생활권’ 추진
SOC 예타 기준 500억→1000억원 상향
문재인(가운데) 대통령이 14일 정부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균형발전 성과와 초광역 협력 지원전략 보고’ 행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세종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세종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정부는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고 17개 시도지사가 참석한 ‘균형발전 성과와 초광역협력 지원전략 보고’ 행사를 열고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초광역협력 지원전략을 공식화했다. 범정부 종합대책은 지원기반 구축과 차등 지원, 단일한 생활권 조성, 전략산업 육성, 교육·일자리·정주여건 연계 등을 기본 전략으로 제시했다.
정부가 제시한 방향은 한마디로 비수도권에 수도권 못지않은 광역생활·경제권, 즉 메가시티를 육성하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 위한 1차 관건은 광역교통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초광역을 신속하게 오갈 수 있는 교통망이 있어야 전략산업을 배치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거점 도시를 만들어야 초광역 경제권이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광역 협력 전략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인 인구 800만 규모 부산·울산·경남(부울경)조차 광역교통망이 제대로 작동을 못하는 게 현실이다. 가령 경남 창원시청에서 부산시청으로 가려면 자가용은 1시간 10분인데 비해 대중교통으론 2시간 30분 걸린다. 또 다른 메가시티 후보로 인구 330만명 규모인 광주·전남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전남 나주시청에서 광주시청까지 자가용은 30분, 대중교통은 1시간 30분 걸린다. 창원에서 서울은 3시간, 나주에서 서울은 2시간 20분 걸린다. 서울공화국의 한 단면인 셈이다.
정부가 내놓은 해법은 ‘1시간 이동 생활권’이다. 광역철도를 활성화하고 광역 BRT와 환승센터를 확대해 중심부와 주변부 도시를 1시간 이내에 오갈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현재보다 이동 시간을 절반 이상 줄인다는 것이어서 대규모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 기존에는 비수도권은 예비타당성조사에서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예산 반영 자체가 힘들었다. 정부는 예비타당성조사 기준을 현행 총사업비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투자 심사를 면제하거나 신속 지원하는 보완책도 내놨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비수도권 위기를 극복하려면 비수도권에도 수도권에 필적할 만한 대도시권을 키워야 한다”면서 “초광역협력 전략이 작동하려면 정부와 광역지자체가 광역화된 시각을 가지고 거점을 육성하며, 거점과 주변 지역의 상생을 도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1-10-1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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