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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 주가 하이킥…애널리스트들 “설명 안 된다”

제일모직 주가 하이킥…애널리스트들 “설명 안 된다”

입력 2015-01-04 10:22
업데이트 2015-01-04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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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이 상승 견인…목표가·투자의견 변경 ‘올스톱’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격으로 주목받는 제일모직이 새해 들어서도 급등세를 멈추지 않았다.

제일모직 주가는 대다수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를 뛰어넘었다.

실적 등 기초체력(펀더멘털)에 따라 가치평가를 하는 증권사 기업 분석 연구원(애널리스트)들은 제일모직의 치솟는 주가에 당황하고 있다.

대다수 증권사는 제일모직의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변경하지 않고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

◇ 제일모직 거침없이 하이킥…시가총액 22조원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은 새해 첫 거래일인 지난 2일 장중 17만4천원으로 사상최고가를 기록했다. 종가는 작년 말보다 8.23% 오른 17만1천원으로 공모가인 5만3천원의 3.2배를 기록했다.

주가 강세로 제일모직의 시가총액도 22조850억원으로 SK텔레콤과 삼성생명을 제치고 9위까지 올랐다. 8위인 현대모비스(23조3천139억원)와 7위인 네이버(24조957억원)를 위협하는 수준이다.

제일모직의 주가는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를 대다수 뛰어넘었다.

제일모직 목표주가는 현대증권이 20만원으로 가장 높고, 유진투자증권(12만5천원)과 한국투자증권(10만7천원), 하이·HMC투자증권(10만원), 교보증권(9만5천원), 키움증권(9만1천원), 미래에셋증권(9만400원), LIG·KTB투자증권(7만원) 등 순이다.

◇ 이건희 회장 가족, 보유 제일모직 지분가치 10조원 육박

주가 급등으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가족이 보유한 제일모직 지분의 가치가 10조원에 가까운 수준으로 불어났다.

재벌닷컴이 2일 종가 기준으로 이건희 회장 가족이 보유한 상장 주식 평가액을 따져보니 제일모직(9조7천361억원)을 포함해 모두 28조5천63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가족의 제일모직과 삼성SDS의 보유 지분 가치만 모두 14조4천272억원으로 전체의 절반 수준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상장주식 자산이 9조2천762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는 부친인 이건희 회장의 12조3천507억원과 3조745억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 증권가 “제일모직 목표가 안 올리고, 투자의견 안내려”

증시 전문가들은 제일모직 주가의 강세 이유로 수급 요인을 꼽았다. 상승 전망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주가를 견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일모직은 작년 12월 1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 후 외국인과 기관, 개인 등 투자자들이 몰려 단 하루를 제외하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근에는 제일모직이 오는 5일 장 마감 후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와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편입될 예정이어서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추가로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제일모직은 올해 3월께 코스피200에도 특례 편입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 주가가 오르는 것은 해외 지수 편입을 앞두고 수급(매수세)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해외 지수 편입이 끝나고 매수세가 사라지면 주가는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의 제일모직 담당 애널리스트는 “현재 주가는 밸류에이션(평가가치)으로는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아직 목표주가를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제일모직에 대한 분석을 중단한 것이다.

지배구조 이슈를 타고 주가가 오르는 국면에서 투자의견을 낮출 수도 없고, 5년 뒤 실적 전망치를 미리 반영해 목표주가를 턱없이 올리는 데도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 주가는 펀더멘털에 기초한 가치평가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며 “지배구조와 관련해 인수·합병(M&A)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소문에 따라 주가가 오르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책임연구원도 “제일모직 주가는 단기 가치평가상으로 10만원 이상 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2014년 연간 예상 영업이익 1천800억원을 기준으로 볼 때 적정 주가는 10만원 미만으로 산정된다. 그러나 현재 주가는 주가수익률(PER)이 100∼200배 수준으로 매우 높다는 것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 변경 계획은 없다”면서도 “제일모직은 지배구조상 그룹 지주사로 수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제일모직의 시가총액이 커지면 삼성전자나 삼성물산 등의 계열사 합병작업이 수월해진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예컨대 제일모직이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한 삼성물산을 합병한다고 가정할 때 제일모직의 주가가 18만∼19만원 정도까지 올라야 대주주로서 안정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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