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동결> 국내 증시 영향은…제한적인 ‘안도’

<美 금리동결> 국내 증시 영향은…제한적인 ‘안도’

입력 2015-09-18 07:15
업데이트 2015-09-1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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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이 쏠렸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결국 현재의 ‘제로금리’를 더 유지하기로 했다.

일단 결과에 상관없이 시장 전반에 드리워졌던 불확실성이 일시 해소됐다는 면에서 국내 증시도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보일 전망이다.

다만, 여전히 연내에 금리 인상 가능성이 존재하는 데다 글로벌 경기 전망이 약화된 점을 감안하면 지수의 상승 탄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 국내 증시 안도랠리 가나…美금리 동결에 일단 ‘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7일(현지시간)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FOMC 정례회의를 가진 뒤 발표한 성명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를 현재의 0∼0.25%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 성명에서 “최근의 전 세계 경제와 금융 상황이 경제 활동에 어느 정도 제약을 가했고, 단기적으로는 물가에 추가적인 하향 압력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데다 중국과 신흥국 경제의 불안으로 세계 경제 전망이 불확실해지고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진단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2월부터 ‘제로금리’를 유지해 왔다.

이번 결정으로 그동안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로 짓눌렸던 국내 증시도 일단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증시는 지난 수개월간 글로벌 금융시장을 좌지우지한 미국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한 결론이 나온 데 따라 일시적으로 안도감이 확산하며 제한적이나마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 시장은 안도랠리를 재개할 것”이라며 “달러 강세도 진정되고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도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9.46포인트(0.98%) 오른 1,995.95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1.90포인트(0.10%) 오른 1,978.39에 출발해 장 초반 보합권에서 움직였으나 점차 시장에 안도감이 퍼지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최근 역대 2번째로 긴 29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섰던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천628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외국인은 9월 금리 인상 우려가 한층 약화된 지난 16일 ‘셀 코리아’를 접고 30거래일 만에 ‘사자’로 돌아선 뒤 이날까지 사흘 연속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당분간 국내 증시의 수급 주체인 외국인의 행보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시장에서 최근 떠난 외국인 자금이 연말까지 다시 들어오면서 원화가 소폭 강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연준의 통화 정책이 긴축적 동결을 유지할 경우 연말까지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조8천억∼2조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10월 인상론 등 불확실성 남아…상승 탄력 제한

다만,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만큼 10월이나 12월에 다시 금리 인상이 논의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FOMC 이후의 반등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옐런 의장은 이날 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올해 안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며 “10월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잠시 숨을 고른 뒤 10월 말 열리는 FOMC 회의를 앞두고 다시 금리 인상에 대한 갑론을박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 증시가 여전히 불확실성이라는 악재를 안고 가는 셈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리 동결이라는 것은 결국 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연기되는 것”이라며 “10월과 12월을 놓고 또다시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코스피 상단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이례적으로 중국과 신흥시장 경제에 대한 우려를 언급함에 따라 금리 인상 시점이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어 셈법은 한층 복잡해졌다. 그만큼 향후 시장의 불확실성도 증폭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겨졌고 FOMC 성명서에 명시됐듯 신흥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 전망도 약화됐다”며 “이번 FOMC는 불확실성 제거라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간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도 연준의 금리 동결 소식에 가파르게 오르다가 옐런 의장이 10월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데다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승폭을 반납하고 하락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안도 랠리가 나올 국면이기는 하지만 미국 증시도 그렇고 우리 증시도 이를 선제적으로 반영한 측면이 있다”며 “추가 상승 시도는 하겠지만 상승 탄력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대부분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스피가 2,000선 초반에서 저항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짧은 안도랠리 후 코스피가 2,030선에서 저항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증권은 코스피가 2,000선 내외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의 안도랠리 목표치로 2,050을 제시했고, 신한금융투자는 연말까지 코스피 반등 목표치로 2,050∼2,100선을 내놨다.

대신증권은 미국이 오는 12월에 금리를 인상한다는 가정 하에 코스피 상단을 2,050으로 제시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은 어차피 하는 것이고 시점이 미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결정이 증시의 반전을 이룰 만한 시그널(신호)은 아니다”라며 “이를 상승 모멘텀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반등 시도가 이어질 수 있지만 펀더멘털(기초여건) 저항선에 해당하는 2,000∼2,050선 극복에는 좀 더 많은 긍정적 상황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미국 금리 인상의 다음 단계인 연준 보유 채권 만기도래분의 재투자에 대한 최종 결정은 연말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유동성 이슈가 계속 부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연구원은 “연말로 갈수록 유동성 이슈가 유입될 것”이라며 “이번 FOMC는 금리 인상이냐 동결이냐에 대한 결정이라기보다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시작되는 시그널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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