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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공약이행시간표를 제시하라/이선우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

[시론] 공약이행시간표를 제시하라/이선우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

입력 2012-04-13 00:00
업데이트 2012-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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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우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
이선우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
19대 총선이 끝나고 지역구 246명과 비례대표 54명 등 총 300명의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정해졌다. 각 정당과 이들 당선자는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면서 많은 공약을 제시했다. 소속당 차원의 공약도 있고, 개인 공약도 있다. 그 어떤 공약이든 유권자와의 약속이다. 이 약속은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거창한 약속이 아니라 내가 소속된 지역구의 유권자와 한 것이다. 유권자들은 자신들과 한 약속이 잘 지켜질 것인가를 지켜볼 것이다.

이제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들은 국회에 등원하기 전 자신이 내건 공약이 무엇이며, 이 공약들을 어떻게 어떤 수준까지, 언제까지 달성하겠다는 약속을 유권자에게 해야 할 것이다. 자신의 공약 이행에 대한 시간표를 제시해야 한다.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들이 자신의 공약 이행을 위한 계획표를 제시하고 그 결과를 다음 선거에서 일일이 보고한 후 평가를 받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이 일의 장점은 유권자와의 약속을 이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며, 자신을 국회의원으로 만들어 준 지역구를 위하여 열과 성을 다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다. 필자가 사는 지역에 작년 보궐선거가 있었다. 출마자들은 지역 현안을 모두 해결해 줄 것처럼 공약하고 그중 한 명이 당선됐다. 그런데 그는 이번 선거 때 지역을 떠났다. 그가 지역을 위하여 무엇을 하였는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공약 이행 시간표가 필요한 것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자신을 선택해 준 지역을 배신하고 떠난 이들과는 달리, 견마지로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우수한 성적표를 받은 사람을 다시 선택하지 않을 유권자는 없을 것이다.

유권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주변에 조언하고 자문해 줄 수 있는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국회의 인력구조상, 국회의원 개개인이 자신의 지역구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입안할 수 있는 역량을 갖기란 쉽지 않다. 자신의 주변에 조언과 자문을 해 줄 수 있는 전문가집단을 두기 위해서는 국회의원 자신이 비전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그 비전을 구체화시키고 행동에 옮길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즉, 전문가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큰 그릇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만약 그릇이 없다면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릇을 만드는 길은 끊임없는 학습이며 경험이다. 지역민들에게 배우고 전문가들에게 물어야 할 것이다. 국회의원은 개개인이 국가정책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의사결정권자이다. 엄청난 권한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내가 경험한 국회의원들은 대부분이 겸손하고 유권자와 전문가들을 모시고자 노력하였다. 그러나 개중에는 엄청난 권한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모습들을 종종 보이기도 한다. 한 건(?)을 위하여 무리수를 두다가 국민적 웃음거리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 장관을 불러놓고 호통이나 치는 구시대적 모습이 아닌, 실무형·전문가형의 겸허한 국회의원의 모습을 19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에게 기대해 보고 싶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정당의 이해보다 지역민들의 이해가 앞선다는 사실을 인지하여야 한다. 물론 당론이란 거대한 압력 속에서 지역구 우선의 표결에 임할 수 있는 강심장을 가진 국회의원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정당 중심이 아닌 지역구 중심, 유권자 중심의 선진화된 정치문화 형성을 위해 이번 당선자들에게는 어떠한 압력 속에서도 지역민 우선으로 표결할 것을 부탁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정당을 초월한 대국적 모습을 국회의원들에게서 느끼고 싶다. 내가 아는 한 국회의원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무도 해결하지 못한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하여 모험을 하였다. 그리고 대안을 찾았고 지역민들이 동의하였다. 그러나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상당기간 표류하였다. 정당의 이해관계 때문에 지역민들이 피해를 보는 이런 모습을 19대 국회에서는 더 이상 보지 않기를 기대한다.

2012-04-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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