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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 우리의 클래스는 영원하다/방한홍 한화케미칼 대표

[CEO칼럼] 우리의 클래스는 영원하다/방한홍 한화케미칼 대표

입력 2013-06-03 00:00
업데이트 2013-06-03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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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홍 한화케미칼 대표
방한홍 한화케미칼 대표
흔히 명문 구단이라고 불리는 세계 유수 스포츠 클럽들의 공통점은 어떤 조건에서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낸다는 것이다. 주축 선수들이 팀을 옮기고, 부상으로 이탈하는 선수들이 많아도 결코 좌초하는 법이 없다. 초반에 좀 삐끗하더라도 시즌이 끝날 때쯤이면 어느덧 우승권에 가 있다. 가끔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한두 해 반짝하는 팀이 있긴 하지만 명문 구단과는 거리가 있다. 스포츠 팬들은 이를 두고 ‘클래스는 영원하다’고 말한다.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먹는다’는 말처럼 어떤 스포츠의 어느 리그에서도 우승은 해본 팀이 계속하는 경향이 있다. 명문 구단은 이기는 것에 익숙하고, 이기는 법을 알기 때문에 어떤 조건에서도 치고 올라간다. 오랜 세월이 흐르고 선수가 바뀌고 감독이 바뀌어도 그들의 자신감은 DNA처럼 계속 이어져 클래스를 유지해 나간다.

우스운 가정이지만 만약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누가 어려움을 잘 극복 하는지 겨루는 ‘어려움 극복 올림픽’이 있다면 우리나라는 우승을 밥 먹듯 하는 ‘명문 국가’가 될 것이다. 우리는 일제 식민지 통치에서 시작해 6·25전쟁, 1, 2차 오일 쇼크, IMF 외환위기, 2008년 금융 위기까지 수많은 어려움을 딛고 기적적인 성장을 일궈 냈다. 1960년대 초까지 끼니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가난했던 나라, 당시 케냐의 국내총생산(GDP)보다도 낮은 세계 최빈국이었던 우리나라가 세계 굴지의 경제 대국이 됐다. 골드만 삭스 회장은 이런 우리를 보고 “내 평생 아프리카 수준의 소득 국가에서 주요 7개국(G7) 수준 소득 국가로 탈바꿈한 경우는 처음 본다” 며 “모든 국가가 보고 배워야 할 모범국“이라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또한, 1997년 IMF 외환 위기와 2008년 금융 위기를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극복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반복되는 시련을 통해 골수에 박힌 ‘위기 극복 DNA’가 재도약의 기회를 만든 것이다.

우리가 사는 현실은 녹록지 않아서 아무리 위기를 극복해도 늘 새로운 형태의 위기가 찾아오곤 한다. 지금도 우리는 어렵고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세계를 덮은 불황은 언제 회복될지 불투명하고, 기업들은 혹독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모든 성장 요소는 막혀 있는 듯 보이고 새로운 활로를 뚫기도 쉽지 않다. 기업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까지 퍼진 먹구름은 이 땅의 젊은이들마저 한계치로 떠밀고 있다. 미래가 되어야 할 그들은 이미 ‘88만원 세대’나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이른바 ‘삼포 세대’로 내몰리고 있다. 모두가 힘들고 포기하고 싶고, 의욕이 꺾일 수 있을 때다. 하지만 유례없는 어려움 앞에서도 위기 극복 경험을 통해 우리는 분명 이 상황을 이겨내고, 그 결과 더욱더 큰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

‘옛날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 또는 ‘하면 된다’와 같은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어느 쪽이 더 힘들다고 비교할 수 없을 뿐더러 오히려 지금은 세계가 하나로 묶여 있어 과거처럼 우리만 열심히 잘한다고 극복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역사를 볼 때 우리의 DNA는 절박함의 크기가 클수록 더 진가를 발휘했다. 사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할 수 있다. 우리가 갖고 있는 능력을 보여 줄 때다.

마라톤에서 육체적으로 가장 힘든 구간은 반환점이라고 한다. 지금껏 뛰어 온 거리를 다시 뛰어야 한다는 부담과 앞뒤로 뛰는 선수들에 대한 압박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2013년의 반환점을 코앞에 두고 있다.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도 반드시 이겨내겠다던 출발선에서의 다짐이 약해졌다면 다시 신발끈을 조여 보자. 내친김에 위기 극복을 넘어 올해 안에 반전의 기회로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래서 먼 훗날 또다시 ‘그때 우리 참 대단했지’라고 얘기할 수 있는 역사를 만들어 보자.

우리의 클래스는 영원하다.

2013-06-0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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