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말빛 발견] 대영박물관/이경우 어문부장

[말빛 발견] 대영박물관/이경우 어문부장

이경우 기자
입력 2019-05-22 22:32
업데이트 2019-05-23 01:0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영국박물관’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박물관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 3대 박물관으로 일컬어질 만큼 크고, 소장하고 있는 유산도 많다. 흔히 ‘대영박물관’이라고 불린다. 이런 이유들로 원어에 ‘크다’, ‘위대하다’ 같은 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그렇지는 않다. 박물관 홈페이지에는 ‘더 브리티시 뮤지엄’(The British Museum)이라고만 적혀 있다.

그런데 왜 ‘대’를 붙여 높이냐며 ‘대영박물관’이란 말에 거부감을 갖는다. 거부감이 있거나 더 정당한 표현을 원하는 쪽에서는 ‘영국박물관’이라고 한다. 한쪽에선 ‘대영’, ‘대영국’이란 표현이 일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일본이 ‘대영제국’과 ‘대일본제국’을 대비시키려던 의도가 있었다는 것이다. 조선왕조실록에도 ‘대영국’이란 표현이 등장한다. 순조실록에 처음 나오는데, 1832년 기사다. 여러 나라가 합쳐져 한 나라를 이뤘기 때문에 ‘대영국’이라고 부른다는 기록이 있다.

‘대영국’, ‘대영제국’은 그들의 언어였다. 무심히 받아들이고 이어받은 말이었다. 이 말들은 사라진 지 오래지만 ‘대영박물관’은 여전히 그대로다. 더 어울리는 표현이 대상과 사실을 더 투명하게 전한다.

wlee@seoul.co.kr

2019-05-23 29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