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빛 발견] 만무방/이경우 어문부장

[말빛 발견] 만무방/이경우 어문부장

이경우 기자
입력 2019-06-05 22:32
업데이트 2019-06-06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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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강원도 어느 산골. 바쁜 추수철이지만 응칠은 한가롭기만 하다. 그는 한때 성실하게 농사를 짓고 살았었다. 하지만 빚은 늘고 갚을 길이 막막해졌다. 결국 밤을 타 도망쳐 버리고 말았다. 도둑질과 도박을 하며 살다가 감옥까지 갔다 온다.

동생 응오는 부지런하고 순박한 농민이다. 그러나 농사를 열심히 지어 봤자다. 모든 걸 지주와 빚쟁이에게 빼앗기게 돼 있다. 그런 어느 날 응칠은 응오 논의 벼가 도둑맞고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 응칠이 격투 끝에 잡은 범인은 동생 응오였다. 김유정은 이 소설의 제목을 ‘만무방’이라고 했다. ‘만무방’은 “염치없고 막된 사람”을 뜻한다. 여기서는 모순된 사회가 만들어 낸 인간 ‘만무방’이었다.

영화 ‘만무방’은 한국전쟁을 무대로 한다. 외딴집에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여인이 산다. 추운 겨울날 노인과 건장한 남자가 찾아들고, 이들은 삼각관계가 된다. 얼마 후 가족을 잃은 젊은 새댁이 등장하며 삶에 대한 욕구와 욕망들이 어지럽게 뒤섞인다. 이 상황이 두 남자와 새댁을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다른 만무방들이 있다. 돈이 만들고, 분단이 낳고, 이에 따른 정치 구조가 내놓았다.

wlee@seoul.co.kr
2019-06-06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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