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입찰 심사과정 모두 내보이겠다는 LH공사

[사설] 입찰 심사과정 모두 내보이겠다는 LH공사

입력 2010-03-12 00:00
업데이트 2010-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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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입찰업체 심사과정을 완전공개하는 LH클린심사제도를 도입해 모든 턴키심사에 적용하기로 했다고 한다. 과감한 인사혁신으로 공기업 선진화의 모범이 되고 있는 LH가 이번에는 고질적인 입찰비리 척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선 셈이다. LH는 그동안 심사부서에서 비공개로 선정하던 심사위원을 입찰업체 입회하에 선정하며, 심사위원 명단을 홈페이지에 사전공개하기로 했다. 특히 심사 전 과정을 CCTV로 중계함으로써 공정성에 대한 잡음을 말끔하게 없앴다. 투명성과 공정성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둔 LH의 새로운 시도는 가히 파격적이라고 본다.

정부와 지자체, 공기업 등이 발주하는 관급공사 수주를 둘러싼 비리는 우리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였다. 뇌물을 주고 공사를 따내고 담합을 통해 나눠먹기식 낙찰을 받는 것이 관행처럼 됐다. 특히 계약심사와 관련해 심사위원에 대한 로비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어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또한 심사위원 선정 등 심사과정이 비공개리에 진행됨에 따라 심사운영 과정에 대한 불신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대형 턴키입찰이 시작되면 건설업체 직원 전체가 로비스트가 된다는 말이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건설사가 공사수주를 위한 로비에 투입하는 비용이 공사비의 20%를 넘는다는 말도 있다.

지출되지 않아야 할 로비 자금은 결국 과다한 사회적 비용지출로 연결된다. 공사비가 엉뚱한 데로 흘러가고, 기술력보다는 로비를 잘한 업체가 공사를 따내니 공사는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주는 쪽이나 받는 쪽이나 ‘세금도둑’이나 다름없다. 공정하고 투명한 입찰제도 정착이 선진국 진입과 직결된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LH의 신선한 시도가 건설 부조리를 뿌리 뽑는 것은 물론 기술력으로 경쟁하는 공정한 입찰제도 확립에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2010-03-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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