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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권 늙은 의원 아닌 낡은 의원 물갈이해야

[사설] 여권 늙은 의원 아닌 낡은 의원 물갈이해야

입력 2011-11-09 00:00
업데이트 2011-11-09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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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에서 물갈이론이 본격 거론되기 시작했다.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는 새 인물 영입과 함께 고령 의원 20여명의 자진 출마 포기 등을 담은 전략 문건을 작성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무기력한 고령 의원들이 물갈이되고 참신한 신진 인사들로 채워지는 건 오히려 권장할 일이다. 하지만 나이만을 기준으로 하는 획일적인 물갈이론은 위험하고도 무책임한 발상이다. 경륜을 갖추고 의욕 있게 의정 활동을 펴 온 의원까지 고령을 빌미 삼아 도매금으로 매도해서는 곤란하다. 나이가 많은 의원이 아니라 사고가 낡은 의원이 물갈이 대상이다.

한나라당이 당면한 위기를 타개하고 변화된 모습을 보이려면 대대적인 물갈이는 불가피하다. 총선을 앞두고 내부적으로 차근차근 준비하는 수순을 밟을 필요는 있다. 하지만 사람부터 바꾸려 드는 데 올인하는 듯한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진정성 있는 쇄신 노력을 먼저 하는 게 올바른 순서다. 내용 면에서도 젊은 의원들이 어른들을 내쫓아서 한나라당을 환골탈태로 포장하려는 행태나 다름없어 별로 곱게 보이지 않는다. 그들의 주장에는 ‘남의 희생을 전제로 하는 자기 생존’이란 검은 속내가 숨겨져 있다. 물론 한나라당이 젊고 활기찬 정당으로 변모하려면 노쇠한 의원들부터 교체하는 게 합당하다. 그들은 정치 혁신 의지와 능력을 갖춘 신진 인사들을 위해 스스로 물러나는 게 현명할 것이다. 하지만 젊은 의원보다 훨씬 의욕적으로 의정활동을 하는 고령 의원들도 있다. 지난 총선 때처럼 국회의장감마저 공천에서 탈락시킨 우를 또다시 범하면 안 될 것이다. 젊어도 낡은 사고와 행태에 젖은 의원들도 분명히 있다. 그들이 교체 순위에서는 오히려 앞서야 한다.

한나라당이 쇄신하려면 모든 구성원들이 동참해야 한다. 늙고 무기력한 의원들이 풍부한 의정 경험을 핑계 삼아 자리를 보전하려 들면 구차해진다. 아울러 한나라당 의원 22명은 물리력 행사에 동참할 경우 총선 불출마를 다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을 야당이 막고 있다. 정부 여당의 주장대로 국익을 위해 필요하다면 강행 처리가 불가피하다. 당당히 참여하고 불출마하는 젊은 의원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2011-11-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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