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62년만의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 환영한다

[사설] 62년만의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 환영한다

입력 2012-05-26 00:00
업데이트 2012-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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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 땅에 묻혀 있던 국군 전사자 유해 12구가 어제 봉환됐다. 지난 2005년 미국의 유해발굴팀에 의해 수습된 이후 유전자 감식에 극적으로 성공하면서 이뤄진 한국전 전사자의 첫 귀환이다. 이들이 62년 만에 돌아와 고국의 품에서 영면하게 된 것은 여간 다행스럽지 않다. 하지만 미군에 배속된 한국군, 즉 카투사가 아니었다면 봉환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분단의 현실이 더없이 안타깝다.

역사가 일천한 다민족국가인 미국은 참전용사를 극진히 예우하는 전통이 있다. 과거나 현재 적성국인 베트남과 북한에서도 상당한 반대급부를 주면서까지 유해 발굴 작업을 해 왔다. 특히 1996년부터 2005년 북핵 위기로 잠정 중단할 때까지 226구의 미군 유해를 발굴했으며, 북한은 그 대가로 2500만 달러를 챙겼다. 어찌 보면 이번에 국군 전사자 유해가 돌아오게 된 것도 미국의 강한 보훈 의지와 한 푼의 외화도 아쉬운 북한의 이해 관계가 요행히 맞아떨어진 결과일지도 모른다.

우리로서는 씁쓸한 노릇이지만, 여기에서 몇 가지 교훈을 찾으면 다행일 게다. 무엇보다 전세계 격전지 어디에서나 펄럭이는 미국의 ‘합동 전쟁포로·실종자 확인사령부’(JPAC) 깃발의 구호를 상기해 보라. 즉, ‘조국은 당신을 잊지 않는다…집으로 돌아올 때까지’라는 슬로건이다. 국가 유공자들의 뼛조각 하나까지 찾아내 예우하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실려 있지 않은가. 이런 ‘국가 신념’이야말로 미국이 강대국의 명맥을 이어가는 비결일 듯싶다. 우리도 조국을 위해 헌신한 희생자들이나 유공자들을 각별히 대접해야 할 이유다.

그런 맥락에서 어제 서울공항에서 열린 고 김용수·이갑수 일병 등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 행사는 평가할 만하다. 이명박 대통령 등 정부 고위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는 점에서다. 과거 군통수권자가 이런저런 이유로 1, 2차 연평해전 희생장병 장례식조차 외면한 적도 있었다. 그런 일이 되풀이된다면 어느 국민인들 유사시에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바치겠는가. 이 대통령은 북한 내 6·25 전사자 발굴사업을 “통일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전에라도 경제적 반대급부를 주는 미국식 유해 발굴 방식으로 북측과 협상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2012-05-2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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