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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반도 긴장고조시키는 ‘말 전쟁’ 삼가야

[사설] 한반도 긴장고조시키는 ‘말 전쟁’ 삼가야

입력 2013-04-06 00:00
업데이트 2013-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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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연일 쏟아내는 전쟁 겁박이 급기야 우리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지경에 이르렀다. 핵실험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에도 끄떡없던 코스피 지수는 그제와 어제 잇따라 하락해 1930선이 무너졌다. 원·달러 환율도 덩달아 급등했다. 북한 리스크는 독수리훈련이 끝나는 이달 말까지는 장기화될 것으로 보여진다. 북한이 감히 도발 위협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도록 우리는 긴장의 끈을 한순간도 놓지 말아야 한다. 북한 리스크가 우리 경제와 대외신인도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북한과 불필요한 입씨름을 벌이기보다는 내실 있게 안보태세를 다져나가야 할 것이다.

북한의 대남·대미 협박은 거침이 없다. 전쟁이 오늘인가 내일인가 하는 폭발 직전이라며 혁명무력의 무자비한 작전이 검토·비준된 상태에 있음을 통보한다면서 미국 백악관을 직접 겨냥했다. 나아가 개성공단 통행 제한을 사흘째 이어갔고, 5㎿ 영변 핵시설 재가동 선언을 행동에 옮길 조짐마저 보였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중국 관광객 유치에 나서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점에 비춰 협박이 단순히 위협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언어 도발을 즉각 중단해 긴장감을 더 이상 높이지 말기 바란다.

지금 한반도는 우발적 충돌이 우려될 만큼 긴장감이 팽배해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북한이 약간의 판단 착오라도 한다면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북한이 미국 영토인 괌을 사정권으로 한 탄도미사일을 동해로 이동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미국은 항공모함 두 척을 한반도 작전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한다. 우발적 충돌 여지를 없애려면 북한이 이성을 되찾도록 관련 당사국들도 냉각기를 가질 때라고 본다.

한반도 정세가 이렇게 민감할진대 북한의 도발에 맞서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동상을 타격해야 한다는 의견도 국내에서 나온다. 그러나 미 외교안보전문매체인 포린폴리시는 “신나는 일이기는 하지만 바보 같은 짓”이라고 평가했다. 상대를 자극하는 ‘말 전쟁’에 불과하다는 지적일 게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개성공단에 체류하는 남측 인원들이 억류돼 대규모 인질 사태가 빚어지면 군사적 인질구출작전을 펴겠다고 밝혔다. 응당 해야 할 수순이겠지만, 오히려 개성공단 남측 직원들의 안위를 위태롭게 만드는 성급한 발언일 수도 있다.

촘촘한 안보태세야말로 북한의 오판을 막는 첩경이다. 이는 말로만 구축될 수 없다. 탈북자가 어선을 훔쳐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월북하면서 드러난 경계의 허점은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빈틈없는 위기관리능력과 함께 긴장감을 줄여 나가는 외교력이 동시에 요구되는 시점이다. 미국·중국과의 공조체제도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2013-04-0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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