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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 대화 없이 얻을 수 있는 건 없다

[사설] 北, 대화 없이 얻을 수 있는 건 없다

입력 2013-04-16 00:00
업데이트 2013-04-16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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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를 거부하면서 한반도의 안보 위기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북은 그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의 조선중앙통신 인터뷰 형식을 빌려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를 교활한 술책이라고 비난하면서 아무 내용도 없는 대화 제의는 무의미하며, 진정으로 대화 의지가 있다면 말장난을 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결자세부터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대화가 이루어지는가 마는가 하는 것은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대화를 하려면 뭔가 ‘선물’부터 꺼내 보이라는, 치기(稚氣) 가득한 투정이 행간에서 읽힌다.

으르고 튕기고 버티는 그들의 행태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따라서 예상 못한 바도 아니지만 동족인 그들이 갈수록 국제사회의 근심거리이자 웃음거리가 되어가는 현실이 딱하고 안쓰럽다. 어제 김일성의 101번째 생일을 맞아 북은 평양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주민들을 대거 동원해 다양한 경축행사를 펼치며 온종일 분주했다. 밖으로는 당장 전쟁이라도 일으킬 것처럼 떠들어대면서 안으로는 온통 김정은 체제 다지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핵과 미사일을 앞세운 그들의 안보위기 조성이 북한 전체의 생존이 아니라 오로지 김씨 일가의 존립에 목적을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분단 60년을 이어온 3대 세습 독재 체제로서 필연적이라 할, 자승자박의 고립적 행태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북은 중국의 리커창 총리가 지난 13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만나 했던 말을 흘려듣지 말기 바란다. “한반도에서 자꾸 사달을 내는 것은 관련국 모두의 이익을 해치는 것으로, 돌을 들어 자기 발등을 내리찍는 것과 같다”는 그의 말은 중국이 언제까지나 북한의 천방지방을 감싸주지 않을 것임을 경고한 것임을 유의하기 바란다. 중국이 북한 체제의 붕괴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여전히 유효하다지만, 시진핑 주석 체제의 중국은 분명 변화하고 있음을 김정은은 자각해야 한다. 과거 마오쩌둥·덩샤오핑과 김일성, 장쩌민·후진타오와 김정일의 북·중 관계와 시진핑과 자신의 관계가 결코 같을 수 없을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체제 안정을 위해서라도 북은 달라져 가는 중국이 아니라 우리, 즉 동족으로부터 기회를 찾아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통해 남북이 서로 신뢰를 쌓고 이를 통해 공동 번영의 길로 나아갈 기회를 잡아야 한다. 남북 간 대화가 그 출발점이다. 이를 외면한 채 핵과 미사일을 부둥켜안고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가는 한 김정은 체제가 맞이할 운명은 추락뿐이다. 대화에 나서면 길이 열린다. 그래야 ‘선물’도 얻을 것이다.

2013-04-1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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