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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크라이나 ‘제2 조지아’ 답습 안 된다

[사설] 우크라이나 ‘제2 조지아’ 답습 안 된다

입력 2014-03-03 00:00
업데이트 2014-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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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고 있다. 분단마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러시아군과 친러 무장세력은 크림반도의 공항을 점거한 데 이어 정부청사와 의회 건물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공세가 ‘침공’이라며 철수를 요구하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실각한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로 도피해 러시아계 주민을 결속하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하지만 러시아는 일련의 군사훈련이 우크라이나와 상호협정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며 오히려 군사적 움직임을 확대하고 있다. 러시아는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을 흑대 함대의 모항(母港)으로 쓰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사태를 악화시키는 조치를 피하라고 잇따라 촉구한 것도 서방과 러시아의 군사적 대결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국가의 정체성을 둘러싸고 심각한 내분을 겪어 왔다. 1992년 옛 소련에서 독립했지만, 우크라이나어를 쓰며 서유럽과 가까운 서쪽 지역과 러시아어를 쓰고 러시아에 친밀한 동남 지역으로 나뉘어 서로 다른 문화를 고수해 왔다. 동남 지역에서는 러시아 병합이나 분리독립을 외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주민의 67%가 러시아계인 크림반도에 1991년 자치공화국의 지위를 허용한 것도 고육지책이었을 것이다. 2004년의 ‘오렌지 혁명’과 ‘제2의 오렌지 혁명’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지난해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는 친러시아 집권 세력의 강압정치에 민주주의적 정부 운영을 요구하는 친서방 세력이 저항한 결과로 보아도 무리가 없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사태는 러시아의 턱밑에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이익과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러시아가 충돌한 결과로 보아도 좋다. 2008년 조지아 사태와 닮은꼴이다.

파국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무력 개입부터 중단해야 한다. 러시아는 당장 크림자치국화국의 공공시설을 점령한 군대를 철수시켜야 한다. 미국 또한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군사 개입 의도를 포기해야 마땅하다. 모두 분단이 ‘절반의 승리’라는 생각을 갖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우크라이나의 정치적 혼란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에 맡겨야 한다. 그런 전제 아래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윈윈전략’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2014-03-0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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