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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與 여론조사 유출하며 공천개혁 꿈꾸나

[사설] 與 여론조사 유출하며 공천개혁 꿈꾸나

입력 2016-03-04 18:04
업데이트 2016-03-0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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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부 파문도 모자라 사전 여론조사 결과 유출 사건까지 벌어지는 등 새누리당의 공천 작업이 점점 혼탁해지고 있다. ‘클린공천’은 커녕 ‘더티공천’으로 변질되면서 새누리당이 공언했던 공천개혁은 이미 물 건너간 것처럼 보인다.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집권당으로서 투명하고 깨끗한 선거를 선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공천 과정에서 오히려 볼썽사나운 음모극이 난무하고 있으니, 그러고도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하며 지지를 호소할 수 있겠는가. 여의도 당사 회의실 배경판에 적어 놓은 “정신 차리자”는 문구가 단지 장식용에 불과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김무성 대표가 비박계 정두언 의원에게 언급했다는 현역 의원 40명 살생부 파문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이번에는 경선을 위한 자체 사전 여론조사 결과가 유출됐다. 그제 오후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사진 형태로 유포된 자료에는 서울, 경기, 대구를 비롯해 전국 지역별로 현역 의원이 포함된 예비후보들의 이름과 여론조사 수치가 적혀 있다. 친박계와 비박계가 각각 정치적 음모론을 제기하며 서로 상대 측을 유출 배후로 의심하는 등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이번 일로 공정성 시비가 확대되면 경선 불복 사태로 이어져 결국 본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여론조사 결과 유출은 범죄행위나 마찬가지인 만큼 중앙선관위 조사는 물론 필요하다면 검찰 수사를 통해서라도 진상을 규명해야만 할 것이다. 물론 역대 총선에서 다소간의 공천 잡음은 발생했다. 공천 탈락 후보 측 지지자들이 당사로 몰려가 난동을 부리는 모습도 종종 있었다. 과거에도 여당 내 계파 간 충돌은 빈번했다. 하지만 살생부가 돌고, 음모론이 난무했던 적은 없었다. 야권 분열 직후 새누리당은 최소 180석 획득의 압승을 예단했지만 이젠 곳곳에서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고 한다. 계파 간의 공천 이전투구에 민심이 돌아서고 있다는 방증이다.

소속 의원의 대거 탈당으로 위기에 직면한 더불어민주당은 친노계를 포함해 이미 10명의 현역 의원을 과감하게 공천에서 배제한 바 있다. 더민주는 2차 컷오프를 통해 추가적으로 부적격 현역 의원들을 퇴출할 방침이다. 그런데 여당은 근거 없는 ‘필승론’에 안주해 당내에서 계파끼리 공천 싸움이나 벌이고 있으니, 40일밖에 남지 않은 총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자못 궁금하다. 역대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오만한 여당과 나태한 야당을 결코 용서하지 않았다. 공천개혁에 앞장서야 할 여당이 지금처럼 공천 싸움만 계속한다면 냉정한 표심을 똑똑히 목도할 것이다.
2016-03-0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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