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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순실씨 딸 이대 특혜 의혹 감사 나서야

[사설] 최순실씨 딸 이대 특혜 의혹 감사 나서야

입력 2016-10-17 21:30
업데이트 2016-10-17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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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할 새끼’ ‘비추’ 등 비속어와 비문이 즐비하고 맞춤법조차 상당 부분 틀린 과제물(리포트)로 대학에서 B학점을 받았다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른바 ‘비선 실세’ 의심을 받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이화여대의 각종 특혜 의혹은 이미 대학 차원의 조사와 해명으로 끝날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확대됐다. 대학의 입시와 학사 관리는 실수조차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최고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갖춰야 하는데 지금 이화여대에서는 정씨의 입학은 물론 학점 취득까지 특혜로 점철돼 있다는 각종 증거와 정황이 속출하고 있다. 학생과 교수진, 그리고 일반 시민들까지도 대학 측 해명을 신뢰하지 못하는 이상 이제는 교육 당국이 직접 이화여대의 정씨에 대한 특혜 제공 의혹을 낱낱이 조사해 규명하는 수밖에 없다.

승마 선수인 정씨에 대한 특혜 의혹은 한둘이 아니다. 우선 2015학년도 수시 전형에 체육특기자로 지원해 합격한 과정 자체가 너무도 불투명하다. 이화여대가 그해 체육특기 종목으로 승마 등을 추가한 것도 석연치 않지만 서류 마감 이전의 수상 경력만 유효한 것으로 돼 있는 모집 요강에도 불구하고 정씨의 경우 마감 이후의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반영해 합격시킨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입학 이후 학사 관리도 이해하기 어렵다. 증빙서류 없이 한 차례 교수 면담만으로 출석을 인정받았는가 하면 지극히 부실한 과제물로 B학점을 받기까지 했다. 이화여대는 지난해 9월 실기 우수자 최종 성적을 최소 B학점 이상으로 하는 내규를 새로 만들었는데 정씨를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심지어 한 교수는 정씨에게 “늘 건강하시기 바란다”는 이메일을 보낸 사실까지 드러났다. 정씨 어머니인 최씨를 의식하지 않고서야 이런 극존칭의 이메일을 교수가 학생에게 보낼 리 없을 것이라는 게 세간의 시선이다. 재학생들은 “이화여대가 순실여대냐”며 자조·탄식한다고 한다. 이화여대 교수들은 내일 최경희 총장의 해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미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 추진에 반발해 재학생들이 80일 넘게 본관을 점거한 채 농성하고 있다. 어제 대학 측이 각종 특혜 의혹을 일일이 해명했지만 학생들도 교수들도 수용하지 않았다. 130년 동안 명성을 쌓아 올린 명문 사학이 이대로 무너져 내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교육부가 당장 정밀 감사에 착수해야 한다.
2016-10-1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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