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與, 적극적 의혹 해소로 국정 정상화 나서야

[사설] 與, 적극적 의혹 해소로 국정 정상화 나서야

입력 2016-10-21 17:52
수정 2016-10-2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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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수석 결국 불참한 채 국감 끝나… 지지율 최저 추락 현실 직시해야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막을 내렸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매년 되풀이되는 국감 무용론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쏟아지고 있는 탓이다. 초반부터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통과가 도화선이 되면서 진통과 파행으로 얼룩졌다.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설립 및 모금 과정 등과 관련한 최순실씨 개입 의혹,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회고록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겹치면서 애초 약속한 민생·정책 국감은 공염불이 됐다. 어제 열린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 국감 역시 증인으로 채택된 우병우 민정수석이 불참했고 여야는 예상대로 각종 의혹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우 수석의 경우 가족회사 ‘정강’을 통한 횡령·배임 등 현재 검찰 수사 중인 개인 비리 혐의와 공직 수행 과정에서의 의혹 등 정치·사회적 파장에 비춰 증인 출석 거부는 뚜렷한 명분이 없다. 김대중 정부 당시 신광옥 민정수석, 노무현 정부 당시 문재인·전해철 민정수석이 각각 국회에 출석해 답변한 사례가 있다. 민정수석의 국회 출석 사례가 없다는 주장은 사실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역시 “헌법과 국회법에 따라 청와대 참모진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 출석해 국정을 보고하고 감시받을 의무가 있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우 수석에 대한 수사 내용이 청와대로 보고되는 상황에서 ‘셀프 수사’라는 의혹은 증폭되는 형국이다. 제기된 의혹에 대해 우 수석 본인이 적극적으로 진실 규명에 나서지 않는 상황은 사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취임 후 최저치로 하락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행정부 견제라는 국정감사 본래 목적에 충실하지 못한 채 최순실·우병우 사태 의혹에 집중한 야권의 태도 역시 비판받아야 한다. 의도대로 의혹은 커졌을지 몰라도 수권 정당으로서 신뢰를 얻지 못했다. 국감 이후에도 이런 식의 공방전이 지속되면 국정은 혼란에 빠지고 그 피해는 결국 국가와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최순실 의혹은 점입가경이다. 박 대통령이 그제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의혹과 관련해 엄정한 수사를 지시했지만 두 재단의 설립 배경과 활동의 정당성 등을 밝힌 대목에서 사안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박 대통령이 검찰 수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일부 언론의 지적도 이런 맥락일 것이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형평성과 객관성을 상실했을 경우 국민의 공분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국정 운영에도 커다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박 대통령의 말처럼 불필요한 논란을 잡기 위해서라도 무엇보다 제기된 의혹들이 성역 없이 규명돼야 한다. 검찰은 박 대통령의 엄정 수사 지시가 내려진 만큼 두 재단 의혹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이번 기회에 정치검찰이란 오명을 벗어 내고 국민을 위한 검찰로 바로 서기를 당부한다.
2016-10-2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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