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상임위원들의 사퇴 요구에 ‘더 잘하겠다’고 발언했다는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연합뉴스
연합뉴스
‘소쿠리 투표’ 사태에는 실무를 담당하는 장관급 사무총장의 책임도 있지만 선관위원장의 책임이 더 크다. 사전투표 당시 하루 20만명씩 나오는 확진자가 처음 투표하는 상황이라 어떤 돌발 변수가 생길지 알 수 없는 상태였다. 노 위원장은 사달이 난 당일에는 주말이라는 이유로 출근하지 않았다. 선거 관리는 물론 공무원의 기본 소양이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이후에도 적절한 사과와 해명은커녕 본투표 전날 “위원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떠밀리듯 사과했다. 투표의 공정한 관리를 위해 설치된 기관의 총책임자로서는 너무 안이한 인식이다.
6·1 지방선거가 75일 남았다. 이번 지방선거는 광역단체장 17명과 교육감 17명, 기초지자체장 226명, 광역의원 754명, 기초의원 1261명을 뽑는다. 노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상임위원들은 “지자체 공무원들은 선거사무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며 “당면한 지방선거의 성공적 관리를 위협하는 가장 중대하면서도 명백하게 예견되는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선관위의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
대한변호사협회까지 나서 노 위원장 사퇴를 요구했다. 노 위원장이 버티면 다른 단체들까지 사퇴 요구에 가세할 기세다. 노 위원장은 자괴감을 안긴 선관위 직원들에게 티끌만치도 미안함이 없는가. 노 위원장은 선관위가 혼란을 수습하고 기능할 수 있도록 하루라도 빨리 거취를 결정하길 바란다.
2022-03-18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