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노여움/주병철 논설위원

[길섶에서] 노여움/주병철 논설위원

입력 2012-05-28 00:00
수정 2012-05-28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은퇴한 전직 최고경영자(CEO)한테서 들은 얘기다. “나이가 들고 은퇴하니 사람들 보는 눈이 달라져요. 종전 같으면 그냥 넘길 일인데도 나이 들고 할 일 없으니까 나를 무시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일종의 노여움 같은 게 발동해요. 내가 바뀐 건지, 주위 사람들이 바뀐 건지….”

어느 모임에서 이런 얘길 했더니 고위 공무원이 맞장구를 쳤다. “직급이 높지 않았을 때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일들이 고위직으로 올라가니까 부하 직원들한테 불만이 점차 많아집디다. 젊은 후배들의 행동이나 어투 등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겁니다. 그런데 뭐라고 한마디해 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기도 뭐하고….”

노여움이란 게 나이가 들고 직급이 높은 사람들의 전유물은 아니다. 나이가 젊고 직급이 낮아도 마찬가지다. 나이 들고 직급이 높을수록 노여움을 내려놓는 지혜를 얻어야 하고, 젊고 직급이 낮을수록 노년층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노여움이란 서운함, 섭섭함에서 비롯된다. 인생이 별건가. 세상은 역지사지인걸.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2012-05-28 2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출산'은 곧 '결혼'으로 이어져야 하는가
모델 문가비가 배우 정우성의 혼외자를 낳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에 많은 충격을 안겼는데요. 이 두 사람은 앞으로도 결혼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출산’은 바로 ‘결혼’으로 이어져야한다는 공식에 대한 갑론을박도 온라인상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출산’은 곧 ‘결혼’이며 가정이 구성되어야 한다.
‘출산’이 꼭 결혼으로 이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