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하루의 진화/주병철 논설위원

[길섶에서] 하루의 진화/주병철 논설위원

주병철 기자
입력 2015-09-09 18:04
업데이트 2015-09-09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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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이 없는 휴일에는 잠을 푹 잔다. 일러야 아침 9시쯤 눈을 뜬다. 정신을 차려 이것저것 살피고 챙기다 보면 금방 점심때다. 오후 들어 바깥나들이라도 잠깐 할라치면 저녁이 기다린다. 잠들기 전까지는 관심 있는 TV 프로에 눈길이 머문다. 잠자리에 들 때쯤이면 귀중한 하루를 뭘 하고 보냈는지 자문한다. 별로 한 게 없다. 하루를 그냥 그렇게 보낸 거다. 시간만 소비하다 보니 정작 생산적 시간은 없을 수밖에.

평일이라고 크게 다르진 않다. 좀 일찍 일어나고 늦게 들어가는 날은 하루가 빡빡한 듯하다. 이런저런 일로 다음날 늦게 일어나면 그날의 하루는 너무 짧다. 허둥대기만 하고 실속이 없다. 물리적 시간은 몸 상태에 따라 하루가 길었다 짧았다 한다. 나이에 따라 길고 짧음이 차이가 나는 건 물론이다. 여하튼 시간불변의 법칙에서 벗어날 순 없다.

하루를 다시 생각한다. 양적인 하루에 너무 집착하지 않았나. 하루는 평생을 사는 날 중의 아주 작은 점일 뿐이다. 그런데 그 점의 진정한 의미를 너무 낮춰 본 게 아닌지. 하루는 하기에 따라 매우 달라진다. 의미 있는 하루, 무의미한 하루, 보람찬 하루, 잊고 싶은 하루 등등. 하루의 진화를 꿈꾼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2015-09-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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