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길섶에서] 입맛의 고향/박록삼 논설위원

[길섶에서] 입맛의 고향/박록삼 논설위원

박록삼 기자
입력 2022-02-10 22:12
업데이트 2022-02-11 01:0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길섶에서
길섶에서
그리 오래지 않은 시절, 건강했던 어머니는 좋은 고춧가루, 잘 띄운 메주, 깊은 맛 잘 우러나는 다시마 등속을 찾기 위해 먼 걸음도 마다하지 않았다. 대부분 음식은 김치나 된장, 간장 등 기초 재료에서 성패가 갈린다는 믿음 덕이다. 어머니 덕분에 대단히 맛있던 김치찌개, 된장국, 청국장, 각종 나물 등을 맛있는 줄도 모른 채 먹으며 자랐다.

바깥 음식을 본격적으로 접한 이후 33년 동안 입맛은 계속 변해 갔다. 바깥 맛이 뭔가 다르다고 느꼈을 때는 그저 지역별 음식 차이라고만 생각했다. 점점 그 맛에 길들여졌고, 오히려 기꺼이 즐겼다. 삼겹살, 불고기, 회 등을 먹어야 먹은 것 같았다. 집에서 먹는 밥은 뭔가 밋밋했다. 그러다 결국 다시 어릴 적 먹었던 음식의 원점으로 돌아온 느낌이다. 음식 만드는 게 불편하게 된 어머니 대신 그 맛을 재현하려 하지만 쉽지 않다. 입맛 변천사는 결국 입맛의 고향, 어머니의 맛을 그리워하는 것으로 회귀한다. 맛의 원형이 점점 희미해져 감이 한스럽다.

박록삼 논설위원
2022-02-11 31면

많이 본 뉴스

‘금융투자 소득세’ 당신의 생각은?
금융투자소득세는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의 투자로 5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실현했을 때 초과분에 한해 20%의 금투세와 2%의 지방소득세를, 3억원 이상은 초과분의 25% 금투세와 2.5%의 지방소득세를 내는 것이 골자입니다. 내년 시행을 앞두고 제도 도입과 유예,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
일정 기간 유예해야 한다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