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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송정 죽도에서/박현갑 논설위원

[길섶에서] 송정 죽도에서/박현갑 논설위원

박현갑 기자
박현갑 기자
입력 2022-07-28 22:14
업데이트 2022-07-29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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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길섶에서
지난주 어머니와 부산의 송정해수욕장 옆 죽도공원을 찾았다. 예전에 육지와 떨어진 데다 대나무가 많아 죽도라 불린 곳이다. 지금은 육지와 이어졌으며 무성했다던 대나무는 보이지 않고 수령이 수백 년은 됐음직한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관광객을 반긴다. 야트막한 지형으로 인근 주민들도 운동을 위해 즐겨 찾는 공원이다.

공원에 들어서자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온다. 나도 몰래 발걸음이 느려진다. 콘크리트 도시에선 느끼지 못한 여유가 생긴 게다. 어머니와 기념사진도 찍었다. 홀쭉해진 어머니 옆구리에 걸친 아들의 손으로 어머니의 지나온 세월이 다가온다.

억척 하나로 버텨 온 그간의 고단함을 떨쳐 버리려는 걸까. 어머니는 지팡이를 내려놓고 팔을 흔들고 숨을 내쉬며 자연을 들이켠다. 곱사등 같은 허리도 조심스레 편다. 산책로 옆 운동기구에도 올라 다리도 흔들어 본다. 할머니 도우미로 나선 손녀는 놀라는 눈치다. 짧지만 깊은 행복감을 준 죽도, 다음에 볼 때까지 너도 행복해라.

박현갑 논설위원
2022-07-2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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