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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줄날줄] 가톨릭 관광 자원/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가톨릭 관광 자원/서동철 논설위원

입력 2014-08-07 00:00
업데이트 2014-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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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대륙의 가톨릭 교회는 12월 12일을 과달루페의 성모 축일로 기념한다. 1531년 신대륙의 원주민 후안 디에고에게 성모마리아가 모습을 드러낸 날이다. 과달루페의 성모는 갈색 피부에 검은 머리를 가진 원주민 얼굴이었다고 한다. 멕시코에는 ‘신자가 아니더라도 과달루페의 성모를 믿지 않으면 진정한 멕시코인이라고 할 수 없다´는 말이 있을 만큼 ‘국민의 어머니’와 같은 존재다. 과달루페의 성모 축일이면 성모가 발현한 곳의 과달루페 성당에 전 세계에서 500만명 이상의 순례자가 모여든다고 한다. 후안 디에고는 오랜 세월이 흐른 1990년과 2002년 각각 복자와 성인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취임 이후 첫 방문지로 과달루페를 택했던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후안 디에고의 시복과 시성을 주도했다.

브라질 최대의 가톨릭 성지는 상파울루의 아파레시다 대성당이다. 1717년 유럽에서 만들어진 뒤 사라진 검은 성모상을 주민들이 발견한 뒤 각종 기적이 일어났다는 곳이다. 1745년 작은 성당이 세워진 이후 순례자가 늘어나면서 1888년 대성당이 지어졌다. 지금은 한 해 700만명의 순례자와 관광객이 찾는 남미의 대표적 성지로 발돋움했다. 이파레시다는 지난해 7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찾은 해외방문지이기도 했다.

우리에게도 많은 가톨릭 성지가 있다. 교리를 선교사도 없이 스스로 이해하고, 전교에 나선 나라가 한국이다. 그렇게 받아들인 신앙을 지키고자 수없는 신자가 순교의 길을 거리낌 없이 택했다.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방한과 103위 순교자 시성이 한국 가톨릭의 역사를 비로소 세계에 알린 효과가 있었다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과 104위 시복은 우리 교회의 위상을 훨씬 더 높일 것이다.

과달루페와 아파레시다의 사례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교황의 방문은 지역의 성지를 세계인의 성지이자 관광지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하는 서소문 순교성지와 김대건 신부의 생가인 당진 솔뫼성지, 충남 해미 순교성지에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될 것이다. 특히 서소문 성지는 103위 성인 가운데 44위, 이번에 시복이 이루어질 124위 가운데 27위가 처형된 곳이다.

서소문 성지에는 최소한의 기념물이 세워졌다지만, 순교자들이 형장에 끌려가기 전까지 고초를 당한 광화문과 종로의 형조, 의금부, 포도청은 흔적도 남아있지 않다. 절두산과 새남터 형장도 더욱 의미를 부여해야 할 중요한 역사의 현장이다. 12억에 육박하는 세계 가톨릭 인구를 한국으로 끌어들이는 데 이보다 매력적인 자원은 없다. 문화는 물론 관광정책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2014-08-0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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