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달리 깊은 눈빛을 가진 8세 여자 아이는 1998년 서태지의 컴백 앨범 ‘Take 5’ 포스터 모델로 데뷔한다. 이후 2004년 SBS드라마 ‘토지’에서 500대 1의 경쟁을 뚫고 어린 서희 역에 발탁된 뒤 영화 ‘어린신부’(2004년)에서 문근영의 단짝 친구로 나서며 활동영역을 넓히게 된다. 이어 영화 ‘신데렐라’(2006년) 부터 지난해 영화 ‘오감도’. MBC드라마 ‘선덕여왕’까지 조용한 행보로 자신의 필모그라피를 차근차근 쌓아왔다. 요즘은 MBC일일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의 ‘청순미인 신세경’ ‘청순글래머 신세경’이라는 닉네임으로 더욱 사랑을 받고 있다.

신세경


신세경(20)에게 이제 더 이상 ‘제2의 누구’라는 수식어는 필요없게 됐다. 지난 1년새 그의 이름 하나만으로도 팬들의 기대를 한껏 모으는 연기자로 훌쩍 성장했다.

“잘 자라줘서 고맙다”는 대표적 아역연기자 유승호가 ‘국민 남동생’으로 우뚝 서고 있다면. ‘국민 여동생’에는 신세경이 단연 선두에 있다. 스무살. 활짝핀 꽃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신세경을 만났다.

◇스무살 대학생 신세경 입니다 변덕스러운 B형이죠

아역출신 연기자에게 가장 부담이 되는 것은 역시나 아역 이미지의 틀을 벗어내는 과정일 듯 싶다. 자연스럽게 성인으로 넘어가는 경계에서 연기의 정체성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성숙해 보이는 외모 때문에. 요즘 한창 인기있는 ‘지붕뚫고 하이킥’의 이미지 덕분에 그에게 더 이상 아역의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그는 주위 사람들은 아직도 자신을 어린 아이로만 보는 게 불만이다.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대학생이고요 스물살이에요. 소주도 마실 줄 알고요.(웃음) 전 이제 성인이 됐는데요. 아직도 매니저 오빠들은 저를 어린아이로 만 봐요. 시트콤에서 가끔 우울한 성격으로 나오지만. 쾌활하고 명랑하기도 하죠. 혈액형은 B형이고. 왼손잡이죠. 정말 (성격이)변덕스러울 것 같죠? 네. 맞아요. 하하하. 저도 정말 저 때문에 죽겠어요. 너무 변덕이 심해서…. 그래도 B형이요 매력은 있어요. 매력적이죠.”

◇‘청순글래머’와 ‘CF퀸’이라는 말은 아직도 어색해요

S라인 몸매에 청순한 외모까지 갖췄으니. 앞으로의 10년이 더 기대되는 그다. 덕분에 밀려드는 CF도 엄청나다. 2010년의 핫 아이콘으로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다.

“사실은 조금 어색하고. 좋지는 않았어요. 예전에야 ‘글래머’라는 말을 다분히 성적인 표현으로 보는 시각이 컸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으니까 개의치 않고 있어요. 자연스럽게 좋게 받아들이고 있고요. 아직은 시작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더 많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예요. CF는 ‘지붕뚫고 하이킥’의 인기 덕분에 찍고 있는 것이니까. 순간이겠죠?”

◇잠 실컷 자보는게 소원이지만? 할머니 고마워요

신세경은 데뷔 후 가장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는 MBC드라마 ‘선덕여왕’에서 어린 천명공주 역을 소화하느라. 요즘은 매일 계속되는 ‘지붕뚫고 하이킥’의 촬영으로 눈코 뜰 새가 없다.

“당장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잠이요.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할머니와 부모님이 너무 좋아하셔서 뿌듯해요. ‘선덕여왕’ 때는 일주일에 두 번만 나왔는데. 요즘은 매일 볼 수 있다고 더 좋아하세요. 무지하게 쉬고싶지만. 하루 이틀 쉬면 그 다음에는 또 뭘 할까 싶고. 그래서 계속 작품활동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 짝사랑은 싫어요 그래서 사랑을 한다면 준혁 학생과 ♡

요즘 주위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누구와 러브라인이 이뤄지냐’는 것이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세경이 짝사랑을 하고 있는 최다니엘이냐. 세경이를 좋아하는 고등학생 준혁이냐에 대한 질문이다. 극중 최다니엘은 여자친구가 있다. 신세경 역시 “저도 궁금해요”라며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짝사랑을 하는게 이렇게 힘들 줄 몰랐어요. 울거나 슬픈 표정을 짓는게 많아서 많이 힘들어요. 처음 대본에는 ‘우울하게’ ‘슬프게’라는 지문이 요즘은 ‘본인의 감정대로 하세요’로 바뀌었거든요. 극중 세경이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감정이 많이 이입되요. 심장이 썩어서 문드러지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짝사랑을 할 때의 제 감정이 그래요. 그래서 감독님께 ‘조금만 행복하게 해주세요’라고 부탁을 했어요. 청승맞아 보이는것은 싫으니까요. 대신 준혁 학생과 연기를 할 때는 마음이 편해요. 사랑받는 것에 대한 기쁨이랄까.(웃음) 그래서 사랑이 이뤄진다면 준혁 학생과 됐으면 좋겠어요.”

◇커리어에 대한 욕심은 없어요 아직 시작하는 단계잖아요

MBC드라마 ‘선덕여왕’의 박홍균 PD는 신세경을 “앞으로 몇 년 후 큰 스타가 될 인물”이라며 아주 후한 점수를 줬다. 청순함과 섹시함을 동시에 갖췄으며. 성실히 배우고자 하는 인격. 그리고 안정된 연기력을 장점으로 꼽았다. 주위의 이러한 기대에도 그는 “아직은 저도 잘 모르죠”라며 천진한 웃음만 지을 뿐이었다.

“앞으로요? 솔직히 제 커리어에는 큰 욕심이 없어요. 대신 무엇인가 생기면 잘 해야겠다는 욕심은 커요. 아직 전 시작하는 단계잖아요. 다행히 시트콤 촬영때 작가분께서 제 기량이 150% 이상 나올 수 있더록 너무 잘 써주시기 때문에 잘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시트콤은 누구 혼자 짊어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부담감은 없고요. 각자 에피소드와 감정지수가 중요한것 같아요. 요즘 정신 똑바로 차리고 촬영에 임하고 있습니다 하하하.”

※ 신세경 “’빵꾸똥꾸’ 해리, 어리지만 연기만큼은 여우”

 MBC 일일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의 인기비결 중 하나는 출연진들의 팀워크다. 신세경은 아역 진지희와 서신애를 제외하곤 출연진 가운데 가장 막내다.

 ”평소 신세경 보다 이제는 극중 신세경으로 사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그만큼 연기자들끼리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고요. 그래도 제가 제일 막내니까 불편한 점은 없죠. 언니 오빠들이 참 잘해줘요. 특히 (황)정음 언니가 가장 잘 챙겨줘요. 워낙 정신없이 바쁘게들 지내다 보니 서로에게 서운할 겨를도 없고요. 늘 활기차고 재미있어요.”

 또래들 외 어린 아역 연지자들에게도 눈길이 한 번 더 갈 수 밖에 없다. 신세경 역시 엄마 손을 잡고 촬영장을 다녔을 때가 엊그제 같다. 때문에 ‘빵꾸똥꾸’ 해리 역의 진지희나 ‘극중 동생’ 신신애 역의 서신애를 보는 시선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지희는 아직 어린아이예요. 너무 순수한 아기 같은데요. 연기만큼은 여우같이 잘해요. 신애는 요즘들어 키가 부쩍 크고 예뻐졌어요. 너무 성숙해 졌다고나 할까요. 하하하. 저도 이 아이들과 같은 시기를 보내왔기 때문에 충분히 마음을 잘 알 수가 있어요. 빠듯한 촬영일정 때문에 잠을 잘 못자는 것 같아서 안쓰럽기도 해요. 하지만 우리 해리와 신애는 잘 할거라 믿어요.”

남혜연기자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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