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 감독 “이끼 찍으면서 두통약으로 버텼다”

한국 영화계의 ‘승부사’ 강우석(50) 감독이 새 영화 ‘이끼’를 연출하면서 두통약의 힘으로 버텼다고 고백했다.

 

강 감독은 지난 9일 서울 중구 충무로의 한 식당에서 “이제까지 20년 넘게 20편 가까이 영화를 연출했지만. ‘이끼’처럼 작업 과정이 힘들고 어려웠던 적은 없었다”며 “오죽 고통스러웠으면 오전 오후 각기 다른 두통약을 먹어가며 일했다. 곁에 있던 스크립터가 두통약을 상비하고 다닐 정도였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한국영화 최초로 ‘1000만 관객’ 시대를 열어젖힌 ‘실미도’와 ‘공공의 적’ 시리즈 등 여러 흥행작들의 연출은 물론이고 제작과 배급까지 도맡아 하며 한때 ‘미다스의 손’으로 인정받았다. 화려한 경력과 오랜 경험에도 불구하고 두통약을 끼고 살면서까지 ‘이끼’에 매달린 까닭은 데뷔 이래 처음으로 원작이 있는 작품에 손을 댔기 때문이다.
배우 김혜수<br>김혜수 미니홈피


 

만화가 윤태호의 동명 웹툰(인터넷 연재만화)이 원작인 ‘이끼’는 한 청년(박해일)이 폐쇄적인 한 시골 마을에서 의뭉스러운 성격의 이장(정재영) 등 마을 주민들을 상대로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파헤친다는 내용으로. ‘사랑니’와 ‘모던 보이’의 정지우 감독이 각색 작업에 참여했다.

 

강우석 감독<br>연합뉴스
강 감독은 “오리지널 시나리오로만 영화로 만든다는 평소 신조를 깰 만큼 매력적인 작품이었지만. 원작이 너무 유명하다는 게 연출자로서 상당한 부담이었다”며 “원작이 지닌 장점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수준에서 많이 다르게 가려고 노력했다. 원작을 좋아했던 팬들도. (원작을) 잘 모르는 관객들도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영화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과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극장가의 일 년 중 최대 성수기로 여름 방학의 시작인 오는 7월로 개봉 시기를 잡아 한국영화의 저력을 과시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최근 ‘아바타’를 보고서 폭과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할리우드 영화인들의 상상력에 좌절했지만. 한국영화만의 장점을 살린다면 여전히 승산이 있다고 했다. 강 감독은 “영화 일을 시작하고 나서 극장에서 나와 한숨을 쉬며 절망해 보기는 ‘다크 나이트’이후 ‘아바타’가 처음”이라면서도 “제작비의 규모와 상관없이 한국영화는 한국영화만의 가슴을 후벼 파는 맛이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과 정정당당하게 제대로 겨뤄보고 싶다”고 말했다.

◈ 유해진-김혜수 결혼할 것!

강우석 감독은 현재 교제 중인 유해진-김혜수 커플의 결혼 여부에 대해 “결혼할 것 같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했다.

영화 ‘공공의 적’ 시리즈를 통해 유해진을 대중에게 알린 강 감독은 “올해 초 교제 사실이 공개된 직후 유해진 씨가 ‘이끼’ 촬영장에서 ‘연기 외적인 일로 시끄럽게 해 죄송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무척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별일이 없으면 결혼까지 가지 않겠느냐?”라고 귀띔했다. 두 사람이 만약 결혼하게 되면 주례로 나설지를 묻는 말에는 “그럴 일은 절대 없다. 주례 서기에는 아직 젊은 나이”라며 확실하게 선을 그어 웃음을 자아냈다.

유해진은 ‘이끼’에서 시골 마을 이장(정재영)을 도와 모종의 음모를 꾸미는 인물로 출연한다.

조성준기자 whe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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