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민정입니다. 헤헤헤헤.”

짧은 인사와 눈빛으로 이민정(28)의 성격이 파악됐다. 구김살없는 성격에 밝고 명랑한. 곱게 자란 20대라고 할까. 2009년 KBS2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구준표의 약혼녀 하재경 역으로 주목을 받은 뒤 얼마전 SBS드라마 ‘그대웃어요’에서 씩씩하고 발랄한 서정인 역으로 단박에 주연을 꿰차며 ‘2010년 기대주’로 떠오른 신예다. 작품 속 모습처럼 해맑고 화사한 분위기를 풍겼다. 드라마가 끝나기 무섭게 CF 및 화보촬영. 그리고 요즘은 영화 ‘시라노 에이전시’ 촬영 준비로 바쁘게 지내고 있는 이민정을 만나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뒷얘기들을 들어봤다.

이민정


◇혜성. 샛별 아니고요~

이민정의 외모나 분위기는 꽤 신선하다. 외로움과 쾌활함이 공존하고 있다. 깊고 큰 눈은 한편 슬퍼보이기도 하지만. 곧 드러나는 왈가닥(?) 성격에 그만 모두 혀를 내두른다. 어려움없이 자랐고. 대학입학 뒤에는 연극무대에서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연기자로 주목을 받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늦은 데뷔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꽃남’으로 알려져서 “깜짝 등장”이라고들 하시는데요. 대학교(성균관대학교 연기예술학부 연출전공)때부터 준비했어요. 고3 시절 아빠에게 “연극영화과 연출공부하고 싶어”라고 했더니 “공부 다 하고 해도 늦지 않으니 다른 전공을 찾아봐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다른 몇몇 학교에는 국문과를 지원했고. 우리 학교에는 연기예술학부가 신설됐다고 해서 넣었는데. 덜컥 붙었죠. 다른 곳은 뒤돌아 보지도 않았어요.

-자연스럽게 연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이었군요.

쉽지 않았어요. 연출수업은 2학기 때부터 잡혀있었기 때문에 입학과 동시에 연기수업부터 시작했어요. 다들 연기공부를 오래했고. 심지어 예술고등학교 연기과 출신 학생들이 많았던 터라 제가 눈에 띌 리가 없었죠. 교수님께 “(대본을)그냥 읽으면 되나요?”라고 묻기도 했고. 너무 못하니까 한 교수님께서는 “대충 점수 줄테니 들어오지마!”라며 화를 내신 적도 있어요.

-연극과 뮤지컬로 인해 탤런트가 됐다고 하던데…. 그래서 프로필에는 신예스타 답지 않게 ‘탤런트’외에 ‘연극배우’ 항목이 추가됐습니다.

길이 아닌 것 같아 고민하던 시절에 뮤지컬을 만났어요. 어릴 때 성악을 했어요. 엄마가 피아노를 전공하셔서 음악이 자연스러웠거든요. 과에서 ‘아가씨와 건달들’을 하게 됐을 때 교수님이 “매력적이야. 연기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아”라고 이메일을 주셨어요. 이 이메일 한통에 자신감을 얻었고. 졸업한 뒤에는 25살이 될 때까지 3년간 연극하고 뮤지컬만 했어요. 이후에 드라마에 꾸준히 출연한 뒤 지난해 ‘꽃남’으로 주목받았으니. 저 샛별이 아니라 정상코스 밟은 연기자 맞죠?

-늦게 얼굴이 알려진 만큼. 중도 포기도 생각했을 것 같은데요.

연극이나 뮤지컬은 제 뜻대로 됐던것 같아요. 큰 무대에도 다 서봤고요. 이후 2006년 MBC 드라마 ‘있을 때 잘해’부터 2007년 ‘깍두기’ 2008년 ‘누구세요?’까지 출연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친구들은 취업을 고민하던 시절. 저 역시 미래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했어요. 제 인생에서 2008년이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죠. 또 ‘이렇게까지 잘 안되는 것은 나한테도 문제가 있는거야’라는 생각에 중도포기도 생각했지만. 아직 내 매력을 못 보여준 게 한이 됐거든요. 그러다 ‘꽃보다 남자’를 만났어요.

◇‘엄친딸’ 아닌. ‘유명인사’ 할아버지 손녀

눈에 띄는 외모 때문에 고등학교 시절 부터 꽤 유명했다. 기획사의 명함을 받는 일도 잦았고. ‘강남5대미녀’로 불리기도 했다. 강남에서 쭉 자란데다. 이전의 작품에서 부잣집 딸 역을 맡아 ‘이민정’을 떠올리면 ‘고급스런 이미지’또는 ‘엄친딸’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하지만 이민정보다 더 유명하건 그의 할아버지 박노수 화백. 박노수 화백은 서울대 미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1955년 국전에서 작품 ‘선소운’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이후 이화여대와 서울대 미대 교수를 지내며 작품활동을 해왔다.

-재벌집 딸까지는 아니여도 부잣집 딸일거라는 생각은 선입견일까요?

생각만큼 우리집이 부자인 것은 아니고요. 강남에서 계속 살았고. 친구들도 강남 친구들이 많으니까. 부족하지 않은 정도로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실은 할아버지가 꽤 유명하신 화가세요. 박노수 화백이요. 그래서 고모들도 미술하시는 분들이 많고요. 연예인은 저 하나 뿐이고요.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기 무섭게. 결혼을 생각해야 할 나이도 됐어요. 요즘 가장 큰 꿈이 있을까요.

사람과 좋은 작품이요. 좋은 사람과 좋은 작품을 만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그리고 저의 20대를 아주 꽉꽉 채울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작품을 통해 제 자신을 가꿔가고 싶어요. 물론 친구 중에는 결혼을 하기도 했지만. 아직은 작품에 더 열중하고 싶어요.

-그렇다면 이상형 정도까지는 말할 수 있죠? 결혼은 언제?

재미있게 놀아주는 웃긴 사람이요!(웃음) 취미도 같이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고요. 사실 눈 큰 남자는 별로예요. 엄마는 ‘예쁠 때 결혼해야 하니까 33살 넘기지 말자’고 하시더니. 얼마전에 드라마 속에서 웨딩드레스 입은 걸 보시더니 “됐다. 야! 예쁜 웨딩드레스 입어봤으니까 이제 네가 하고 싶을 때 결혼해”라고 하셨어요.

- 마지막으로 올해의 포부를 밝히자면.

지난해에 이어 많은 사랑주셔서. 연기하는 재미와 보람을 많이 느꼈어요. 그 사랑 꼭 보답해드릴게요. 기대해주세요.

■ “최강 동안 신민아가 좋아.”

요즘 가장 인기높은 남성그룹 ‘2PM’의 택연과 닉쿤도. ‘비스트’의 윤두준이나 이기광도 아니였다.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을 이민정에게 꼽으라고 하자 그는 “신민아씨를 가장 좋아해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민정은 신민아에 대해 “베이비 페이스와 스타일이 마음에 든다”며 “요즘은 신민아씨가 정말 대세인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늘씬한 몸매와 큰 눈과 뽀얀 피부를 지녔음에도 가족내력인 몸무게 때문에 속상할 때도 있다고 불평을 늘어놨다. “우리 가족의 특이한 점은 모두 고등학교 때 몸무게를 아직까지도 유지하는 것”이라며 “때문에 많이 먹어도 살이 크게 찌지 않지만. 빠지지도 않는다. 그래서 늘 화면에 통통하게 나온다”며 재밌다는 듯 해맑게 웃었다.

남혜연기자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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