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이하 남격)’에 출연.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국내 뮤지컬 음악계의 대모 박칼린(43) 음악감독이 인간미 넘치는 무대 뒤 모습을 공개했다.
박 감독은 25일 서울 여의도 KBS별관 공개홀에서 열린 KBS2 ‘음악창고’ 녹화(다음달 8일 방송)를 앞두고 기자들을 만나 특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음악과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프로그램 미션 중 하나인 ‘남자 그리고 하모니’편의 합창단 도전을 위해 영입된 박 감독은 지난 5월부터 합창단을 맡아 오디션부터 곡 선정. 연습을 총괄하고. 다음달 3일 거제 전국합창대회에 팀을 인솔하고 참가할 예정이다. 음치에 박치. 오합지졸 ‘남격’을 처음 맡았을때는 고민도 많았다고 했다. “솔직히 처음 맡았을 때만 해도 (대회 주최측에) 민폐만 되지말자는 생각이었는데. 개개인의 도전인 합창에 멤버들이 모두 잘 따라와주고 있어요. 어떨 때는 기대 이상으로 이제 손을 놔도 되겠구나 싶다가도 어떨 때는 딱 멈춰서 답이 없고. 아주 매일 (마음을) 냄비 뒤집듯 하며 지내요.”
한국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박 감독은 한국무용. 판소리. 장구. 피아노. 첼로 등 양악과 국악을 모두 공부했고. 드물게 경비행기 조종사 자격증까지 갖고있다. 하고 싶은 건 뭐든지 하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하루라도 즐겁자는게 인생의 모토다. “주변에서 왜 그렇게 에너지가 많냐고 하는데. 이게 집안 내력이에요. 온 식구가 황소체력이에요. 아직도 이루고 싶은 꿈이 산더미같아요. 우주에도 어서 가봐야하는데….”
남보다 2~3배가 넘는 에너지를 뿜어내는 그는 사실 오래 신장병을 앓아온 환자다. 2002년 피로로 찾은 병원에서 양쪽 신장이 모두 손상됐다며 신장이식을 권고받았다. 평생 투석을 해야한다는 말에 치료를 포기하고. 병을 잊은채 8년째 지내오고 있다. “신장은 한번 안 좋아지면 방법이 없대요. 기회가 되면 이식을 받을 수도 있지만. 크게 신경 안쓰면서 살고 있어요. 병원 꼬박꼬박 다니고. 비타민 챙겨먹고. 그런데 어때요? 보기에 건강해 보이지 않아요?”
합창단원들이야 연이은 연습으로 피곤하겠지만. 시청자들이 방송을 통해 ‘감동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할 때면 마음이 뿌듯하다. “혼자서 하는건 원래 어렵지 않아요. 혼자 노래하고. 혼자 춤추고. 혼자 그림 그리고. 하지만 다른 사람과 하는 건 쉽지않죠. 4명. 10명. 100명이 모여서 하나의 음을 제대로 만들어내는게 중요한 과정이에요. 인간성. 인간미. 음악성을 함께 기를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이 바로 앙상블이에요.”
박효실기자 gag11@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