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사·로맨스外 소재 다양화 눈길

뮤지컬 공연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지난달 18일 막을 내린 MBC 수목극 ‘넌 내게 반했어’는 국악과 뮤지컬의 결합을 다뤘고, 2일 첫 전파를 탄 SBS 금요 드라마 ‘더 뮤지컬’은 뮤지컬 무대 위의 뜨거운 열정과 격정적인 사랑을 그렸다. 전문가들은 소재의 외연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크게 반기면서도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엇갈린 전망을 내놓았다. ‘넌 내게’는 6.0%라는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더 뮤지컬 구혜선


새 드라마 ‘더 뮤지컬’은 구혜선이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의대생 고은비로, 최다니엘이 미국 브로드웨이 출신의 잘나가는 뮤지컬 작곡가 홍재이로 나온다. 뮤지컬계의 최고 흥행파워를 자랑하는 옥주현은 극 중에서도 ‘뮤지컬 여왕’(배강희)이다. 사전 제작제 드라마로 16부작 가운데 2부만 빼고 제작이 완료된 상태다.

그룹 빅뱅의 대성과 주연급 뮤지컬 배우 조정석 등이 출연한 드라마 ‘왓츠 업’도 뮤지컬을 소재로 한 사전제작 드라마다. 대학 뮤지컬학과 학생들의 꿈과 열정,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카이스트’에 이은 송지나 작가의 두 번째 캠퍼스 드라마이자, 대성의 드라마 첫 출연작이다. 100% 사전제작 드라마이지만 방송사의 최종 편성을 받지 못해 전파를 타지 못하고 있다.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을 연출했던 김윤철 성신여대 미디어 영상연기학과 교수는 “드라마나 영화를 기획하는 프로듀서나 제작사 측은 뮤지컬이란 장르에 매혹을 많이 느끼고, 이를 소재로 사용하려는 게 최근의 업계 흐름”이라면서 “TV 드라마는 거의 소재가 가족사나 로맨스 코미디에 국한돼 있어 외연 확장 차원에선 뮤지컬 드라마의 등장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문제는 이야기의 구조와 캐릭터이다. 뮤지컬이란 새로운 소재만 사용할 뿐, 완성도가 높지 않으면 시청자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드라마의 주된 시청자층이 30~40대 여성인 데 반해 뮤지컬은 20대 여성들이 마니아층이란 점에서 뮤지컬 드라마가 어느 정도 파급력을 발휘할지는 의문”이라고 분석했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도 “뮤지컬이 가진 가장 큰 특성은 3차원적인 현장감과 라이브 무대인데 2차원적인 드라마에서 이러한 특징을 어떻게 녹여낼지 궁금하다.”면서 “뮤지컬이라는 대중적인 요소를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시청자와의 호흡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전제작 방식이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반면 뮤지컬 ‘모비딕’의 연출가이자 대중문화평론가인 조용신씨는 “최근 드라마 속 영상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뮤지컬 드라마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면서 “폐업 위기의 뮤지컬 클럽을 살리려고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을 다룬 미국 TV 드라마 ‘글리’와 영화 ‘플래시 댄스’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고 소개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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