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다음달 27일 레이디 가가 내한 공연 ‘만 18세 이상 관람가’로 변경”

세계적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다음달 내한공연이 결국 ‘18금(禁)’ 딱지가 붙은채 당초보다 축소된 형태로 열리게 됐다. 당국이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레이디 가가의 팬들은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까지도 “시대에 역행하는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파격적이고 튀는 행동과 외모로 유명한 레이디 가가는 지난해 미국내 스타 기부 1위에 오르는 등 ‘엽기’와 ‘천사’의 이미지를 동시에 갖고 있는 가수다.

공연 추최측인 현대카드는 30일 “다음달 27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인 레이디 가가의 내한 공연이 ‘만 18세 이상 관람가’로 변경됐다.”면서 “이는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레이디 가가의 내한 공연에 대해 청소년 유해 판정을 내린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레이디 가가


앞서 지난 22일 영등위 공연추천소위원회는 공연기획사 라이브네이션코리아가 제출한 내한공연 추천 신청을 심의한 뒤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공연물로 판단했다.

당초 ‘12세 이상 관람가’로 공연 티켓을 판매했던 현대카드는 이미 티켓을 예매한 미성년자들에 대해 전액 환불키로 했다.

이번 레이디 가가 공연의 제한관람 결정은 일부 기독교단체가 공연 자체를 금지하라고 요구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 앞으로 논란이 될 전망이다.

한국교회언론회는 지난 20일 ‘레이디 가가의 한국공연과 문제점’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레이디 가가는 공연 중 기독교를 비하하고 기독교인을 조소하는가 하면, 관객들을 향해 함께 지옥으로 가자고 권하기도 한다. 피로 물든 고기로 옷을 해 입고 공연을 하기도 하며, 노골적인 성행위 묘사는 물론 동성애를 권장·지지하고 있다. 많은 젊은이들이 동성애와 음란문화에 물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레이디 가가의 공연을 반대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공연 금지 요구가 자신들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여러 기독교 단체와 더불어 현대카드 불매 운동, 피켓 시위 등을 진행할 것을 결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트위터에서 “이번엔 기독교 탈레반들. 레이디 가가가 사탄을 숭배하고, 그녀가 방문한 나라는 동성애가 합법화됐기 때문이랍니다. 동성애 불법화한 정권이 있었죠. 히틀러라고”라면서 강하게 비난했다.

레이디 가가의 공연이 청소년 유해물로 판정되며 아시아 국가 가운데에도 유례없는 등급 조정이 이뤄지게 됐다. 특히 선정성 등을 이유로 세계적인 팝스타의 공연 관람 가능연령이 상향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해외스타의 공연에 ‘청소년 유해’ 등급이 적용된 것은 마를린 맨슨의 2005년 내한 공연 이후 7년만이다.



레이디 가가는 파격적인 패션과 튀는 행동으로 미국에서도 논란의 중심에 서 있지만 ‘기부천사’의 선한 이미지도 동시에 갖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10대 자원봉사 단체인 ‘두썸씽’(DoSomething)이 선정한 ‘올해 최고 기부천사 톱20’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가가는 그의 어머니와 함께 젊은이들에게 자신감을 실어주기 위해 ‘본 디스 웨이 재단’(Born This Way Foundation)을 설립해 모금 활동을 펼쳤다. 에이즈 예방과 치료를 위한 기금인 ‘맥 에이즈 펀드(MAC AIDS Fund)’의 후원도 지속하고 있으며 일본 대지진 참사 때는 구호팔찌를 만들어 약 3억원의 수익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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