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과 문답 형식 자서전 펴내

“조영남은 저를 가장 잘 아는 후배 가수이자 친구입니다. 처음에는 자서전을 쓸 생각이 없었지만 (조)영남이와 같이 쓰면 재밌는 책이 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죠.”

18일 서울 광화문의 한 레스토랑에서 열린 책 ‘그녀, 패티김’ 출판간담회에 참석한 가수 패티김(왼쪽)과 저자 조영남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br>출판사 돌베개 제공<br>
후배 조영남과 문답 형식의 자서전 ‘그녀, 패티김’을 펴낸 가수 패티김(본명 김혜자·74)은 18일 열린 출판간담회에서 조영남과 함께 책을 쓰게 된 동기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패티김은 지난해 여름 조영남에게 은퇴 사실을 알리면서 자서전 집필을 부탁했고 4개월 동안 두 사람이 만나 나눈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4개월 동안 만나 나눈 이야기 담아

“그동안에 쓴 18권의 책은 모두 저에 관한 책이었고, 제가 타인에 대한 책을 쓸 줄은 꿈에도 몰랐죠. 일주일에 한두 번씩 만나 이야기를 나눴는데 패티 선배가 제가 생각했던 것처럼 말을 어눌하게 하는 분이 아니고 일목요연하게 자기 의사를 표현하셨어요. 백남준 선생도 말을 흘린다고 알려져 있지만, 내용이 기가 막히고 하나도 버릴 것이 없었거든요. 패티 선배도 어휘는 짧지만 노래를 잘하는 만큼 명료하게 말을 잘 했어요.”(조영남)

조영남은 책을 문답 형식으로 쓴 이유에 대해 “모든 자서전은 서술 형식이지만 책을 읽는 사람들이 패티김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면 더 흥미를 느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국 대중가요사에 한 획을 그은 패티김은 지난 2월 전격 은퇴를 밝혀 큰 관심을 모았다.

“올해로 가수 인생 만 54년이고 내년에 55년을 채우게 됩니다. 이 정도가 가장 아름다운 시기일 것이라고 생각했고 팬들의 추억에 아름다운 석양빛으로 남고 싶다는 생각에 은퇴를 발표했어요. 물론 70여년 동안 살면서 후회보다는 아쉬움이 많이 남고, 다시 무대에 못 서는 것은 지금도 가슴이 아리고 미련이 남습니다. 하지만 굉장히 행복한 마음으로 은퇴를 하고 그 결정을 후회하지 않아요.”

●조영남 “70%는 털어놓으신 듯”

조영남은 “과연 몇 퍼센트를 털어놓으실까 궁금했는데, 본인은 90%라고 얘기하시지만 저는 70%라고 생각한다. 30%에 대해서는 차마 질문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가수 인순이가 참석해 “늘 열정적이라고 생각했던 패티김 선생님이 은퇴를 발표했을 때 깜짝 놀랐다. 등대를 잃어버린 느낌”이라면서 눈물을 보였다.

패티김은 “인순이는 나를 바짝 쫓던 후배다. 공연에 항상 와서 보고 배우는 그 열정을 굉장히 좋아한다. 인순이가 그 뒤 후배들의 등대가 되어 주고, 나는 무대에는 서지 않지만 항상 인순이, 조영남 등 후배들의 등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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