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월드 퇴사 직원 스포츠서울닷컴 단독 인터뷰

”연습생 성폭행만 있었던 게 아니었다!”

오픈월드엔터테인먼트 대표인 장 모씨가 연습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퇴사한 직원 A씨가 장 씨를 둘러싼 각종 엽기 행각을 폭로했다. 장 씨와 행동을 같이한 이들 중에는 형사입건된 아이돌 그룹의 멤버 두 명 외에도 동료 팀원 대다수가 포함돼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A씨의 증언에는 여성 연습생을 성적 노리개로 삼은 파렴치한 범행 일체가 담겨있었다. 수법과 가담 인원, 장소 등을 상세히 밝혔다. 또 남성 멤버들을 대상으로 성매매 의혹까지 일으키는 정황을 낱낱이 묘사했다. 국내 팬뿐만 아니라 일본 팬에게도 알선했다고 말해 또 다른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오픈월드엔터테인먼트에 재직했던 A씨가 장 대표의 숨겨진 엽기 행각을 폭로하고 있다.<br>문병희 기자
-이번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가 최초 6명에서 11명으로 늘었다. 오픈월드 소속의 연습생은 예전부터 많지 않은 편으로 알고 있는데 피해율을 어느 정도로 보면 되나?

여성 연습생들은 거의 모두 희생됐다. 회사와 계약 전인 지망생들도 여럿 피해를 봤다. 계약을 했더라도 피해를 보고 금세 그만 둔 사람들도 많다. 11명 이상은 확실하다.

-연루된 직원들도 많을 것 같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장 대표의 범행을 몰랐다. 연습생들은 사무실에 잘 안들어온다. 연습생 존재를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직원들도 연습생 존재를 모를 수 있나.

장 대표는 항상 연습생을 직접 불렀다. 직원들이 있을 땐 데리고 오지 않았다. 새벽까지 기다렸다가 직원들이 퇴근하면 부른다. 가장 늦게 회사에 머무는 가수와 매니저도 대략 밤 10~11시 사이에 퇴근한다. 이들의 만남은 주로 새벽에 이뤄졌다.

-당신은 어떻게 알았나.

우연히 알게 된 연습생 중 한 명이 갑자기 회사를 그만 둔 것을 알고, 사정을 알아봤더니 성폭행을 당한 것이었다.

-범행은 어떤 수법이었나.

매니저들이 가수 숙소에 모두 데려다주면 곧바로 장 대표의 호출이 온다. 그룹 멤버 중 누구누구를 회사로 다시 데리고 오라고 시킨다. 그리고 지하 연습실로 가서 자신이 데리고 온 연습생을 성폭행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장 대표는 그 장면을 지켜봤다고 하는데….

지하 연습실에 설치된 CCTV는 5층 대표실에서 볼 수 있도록 연결됐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스마트폰에도 그 기능을 추가해 언제 어디서든 시청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안다.

-아무래도 같은 회사 가수와 연습생이라면 서로 아는 사이였을텐데….

그렇다. 멤버 둘과 피해자 한 명과는 상당히 친했다. 그래서 더 충격이 컸을 것이다.

A씨가 연습생 성폭행 정황을 설명하며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br>문병희 기자
-범행은 지하 연습실에서만 이뤄졌나?

지하 연습실을 비롯해 1층부터 4층까지 모두 CCTV로 감시할 수 있었다. 직원 사무실을 제외한 지하와 5층 대표실이 주 무대였다. 사실 지하 연습실은 쇼파만 달랑 하나 있어서 열악한 편이다.

-대표실은 어떻게 생겼나.

4층까지 엘레베이터가 연결됐지만 5층은 옥상을 개조한 것이라서 계단으로 올라가야한다. 입구에 들어서면 대표실로 들어가는 길목까지 레드 카펫이 길게 늘어져있다. 대표실 문은 아무나 드나들 수 없도록 잠금장치를 해놨다. 여비서와 극소수의 임원들만 출입이 가능했다.

-소위 말해 옥탑방이지만 장 대표만의 아방궁이었던 건가.

그렇다. 대표실 외부 주변에는 나무를 심어 간이 정원으로 만들었다. 내부로 들어가면 긴 통로가 시작되고 가장 먼저 대표의 책상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샤워 시설이 갖춰진 밀실이 하나 있다. 그 방 앞에는 철장으로 만든 개 집이 있는데 장모치와와 세 마리를 기르고 있었다.

-애완견은 언제부터 기른 건가.

시기는 잘 모르겠으나 내부 소리가 밖으로 그대로 새어 나가지 못하는 역할과 외부인 출입에 대한 경보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상습적이었다면 피할 수도 있었을텐데….

그 땐 몰랐는데 사무실에 최음제로 보이는 것이 여러 차례 발견됐다. 탄산 음료수나 술에 타는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농락한 것으로 안다. 그리고나서 CCTV에 녹화된 파일로 협박이나 데뷔를 미끼로 지속적인 강요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

-주위에서는 뭘 했나.

겉으로 장 대표는 연습생들을 실제 딸처럼 대했다. 볼을 꼬집는다던가 얼굴과 머리를 쓰다듬는 등 가벼운 스킨십을 해도 설마했다. 성폭행을 상습적으로 해온 것은 상상도 못했다. 장 대표와 같이 범행에 가담한 멤버들이 있는 그룹 동료 중에는 상당히 착실한 아이도 있다. 그 멤버만 불쌍하게 됐다.

-경찰이 이번에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을 때 성기구가 90개 가량 나왔다고 들었다.

수량이 엄청나다는 말은 나도 들었다. 대게 일본에서 성인용품을 구입해왔는데 일부는 그룹 멤버들에게 선물해줬다. 단백질 인형, 채찍, 남성 자위기구 등이 그렇다. 이 중에는 장 대표가 사용했던 걸 물려주기도 했다.

오픈월드엔터테인먼트 논현동 사옥 꼭대기에 위치했던 장 대표의 사무실.<br>이효균 기자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행각이 있나.

팬들과도 불미스러운 일이 많았다. 장 대표는 회사 소유의 밴 차량도 자신의 것처럼 사용했다. 새벽에 갖고 나가 주로 일본 팬들을 불러 모아서 서울 구경을 시켜준다거나 사적인 용도로 사용했다.

-서울 구경을 시켜주는 게 불미스러워 보이진 않는다. 후속행동이 있던 건가.

장 대표는 아는 여자라고 불러와서 해당 그룹 멤버들과 합방을 시켰다. 일본 팬인 경우가 많았고 1주일에 한 두차례는 의례적으로 있었다. 멤버들이 일본으로 건너가서 그러한 경우도 있고 일본 여성이 국내에 와서 만나기도 했다.

-팬과 스타의 성관계를 알선했다는 말인가.

한 멤버는 일본 여성팬과 모텔에서 잤다가 그 여성이 트위터에 관련 내용을 올려 한 동안 곤욕을 치렀다. 당시 해당 멤버는 같은 방에 묵었지만 성관계는 하지 않았다고 발뺌했다. 국내 팬들과도 같은 방식의 만남이 이뤄졌다. 여성 쪽에서 이러한 만남을 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수시로, 정기적으로 알선을 한 이유가 있을까.

금전 혹은 다른 댓가가 오갔는지 여부는 알지 못한다.

-당신은 어떠한 계기로 오픈월드를 그만 두게 됐나.

임금을 턱없이 낮게 줬다. 하루 18시간 가까이 일하지만 돌아오는 게 없어서 관두는 사람이 많았다. 행사를 진행해도 인센티브가 전혀 돌아오지 않는다. 모두 장대표의 몫이었다. 대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도배했지만 직원들에 대한 복지는 없었다.

-이제 어쩔 셈인가.

모르겠다. 연예계를 떠나고 싶은 마음뿐이다.

<스포츠서울닷컴>은 퇴직자 A씨의 폭로를 두고 오픈월드엔터테인먼트에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끝내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소속사 직원 10여명에게 휴대전화로 연락을 취했으나 나란히 불통이었다.

장 대표는 지난 10일 특수강간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13일 구속됐다. 장 대표는 지난 2008년부터 서울 청담동 소속사에서 연예인 지망생 11명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해 온 혐의다. 피해자 가운데 미성년자 2명이 포함됐으며 장 대표와 알고 지낸 가수 1명, 소속사 아이돌 그룹의 멤버 두 명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재걸 기자 shim@medi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닷컴 연예팀 ssent@med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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