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월드엔터테인먼트 대표인 장 모씨가 연습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퇴사한 직원 A씨가 장 씨를 둘러싼 각종 엽기 행각을 폭로했다. 장 씨와 행동을 같이한 이들 중에는 형사입건된 아이돌 그룹의 멤버 두 명 외에도 동료 팀원 대다수가 포함돼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A씨의 증언에는 여성 연습생을 성적 노리개로 삼은 파렴치한 범행 일체가 담겨있었다. 수법과 가담 인원, 장소 등을 상세히 밝혔다. 또 남성 멤버들을 대상으로 성매매 의혹까지 일으키는 정황을 낱낱이 묘사했다. 국내 팬뿐만 아니라 일본 팬에게도 알선했다고 말해 또 다른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여성 연습생들은 거의 모두 희생됐다. 회사와 계약 전인 지망생들도 여럿 피해를 봤다. 계약을 했더라도 피해를 보고 금세 그만 둔 사람들도 많다. 11명 이상은 확실하다.
-연루된 직원들도 많을 것 같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장 대표의 범행을 몰랐다. 연습생들은 사무실에 잘 안들어온다. 연습생 존재를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직원들도 연습생 존재를 모를 수 있나.
장 대표는 항상 연습생을 직접 불렀다. 직원들이 있을 땐 데리고 오지 않았다. 새벽까지 기다렸다가 직원들이 퇴근하면 부른다. 가장 늦게 회사에 머무는 가수와 매니저도 대략 밤 10~11시 사이에 퇴근한다. 이들의 만남은 주로 새벽에 이뤄졌다.
-당신은 어떻게 알았나.
우연히 알게 된 연습생 중 한 명이 갑자기 회사를 그만 둔 것을 알고, 사정을 알아봤더니 성폭행을 당한 것이었다.
-범행은 어떤 수법이었나.
매니저들이 가수 숙소에 모두 데려다주면 곧바로 장 대표의 호출이 온다. 그룹 멤버 중 누구누구를 회사로 다시 데리고 오라고 시킨다. 그리고 지하 연습실로 가서 자신이 데리고 온 연습생을 성폭행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장 대표는 그 장면을 지켜봤다고 하는데….
지하 연습실에 설치된 CCTV는 5층 대표실에서 볼 수 있도록 연결됐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스마트폰에도 그 기능을 추가해 언제 어디서든 시청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안다.
-아무래도 같은 회사 가수와 연습생이라면 서로 아는 사이였을텐데….
그렇다. 멤버 둘과 피해자 한 명과는 상당히 친했다. 그래서 더 충격이 컸을 것이다.
지하 연습실을 비롯해 1층부터 4층까지 모두 CCTV로 감시할 수 있었다. 직원 사무실을 제외한 지하와 5층 대표실이 주 무대였다. 사실 지하 연습실은 쇼파만 달랑 하나 있어서 열악한 편이다.
-대표실은 어떻게 생겼나.
4층까지 엘레베이터가 연결됐지만 5층은 옥상을 개조한 것이라서 계단으로 올라가야한다. 입구에 들어서면 대표실로 들어가는 길목까지 레드 카펫이 길게 늘어져있다. 대표실 문은 아무나 드나들 수 없도록 잠금장치를 해놨다. 여비서와 극소수의 임원들만 출입이 가능했다.
-소위 말해 옥탑방이지만 장 대표만의 아방궁이었던 건가.
그렇다. 대표실 외부 주변에는 나무를 심어 간이 정원으로 만들었다. 내부로 들어가면 긴 통로가 시작되고 가장 먼저 대표의 책상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샤워 시설이 갖춰진 밀실이 하나 있다. 그 방 앞에는 철장으로 만든 개 집이 있는데 장모치와와 세 마리를 기르고 있었다.
-애완견은 언제부터 기른 건가.
시기는 잘 모르겠으나 내부 소리가 밖으로 그대로 새어 나가지 못하는 역할과 외부인 출입에 대한 경보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상습적이었다면 피할 수도 있었을텐데….
그 땐 몰랐는데 사무실에 최음제로 보이는 것이 여러 차례 발견됐다. 탄산 음료수나 술에 타는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농락한 것으로 안다. 그리고나서 CCTV에 녹화된 파일로 협박이나 데뷔를 미끼로 지속적인 강요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
-주위에서는 뭘 했나.
겉으로 장 대표는 연습생들을 실제 딸처럼 대했다. 볼을 꼬집는다던가 얼굴과 머리를 쓰다듬는 등 가벼운 스킨십을 해도 설마했다. 성폭행을 상습적으로 해온 것은 상상도 못했다. 장 대표와 같이 범행에 가담한 멤버들이 있는 그룹 동료 중에는 상당히 착실한 아이도 있다. 그 멤버만 불쌍하게 됐다.
-경찰이 이번에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을 때 성기구가 90개 가량 나왔다고 들었다.
수량이 엄청나다는 말은 나도 들었다. 대게 일본에서 성인용품을 구입해왔는데 일부는 그룹 멤버들에게 선물해줬다. 단백질 인형, 채찍, 남성 자위기구 등이 그렇다. 이 중에는 장 대표가 사용했던 걸 물려주기도 했다.
팬들과도 불미스러운 일이 많았다. 장 대표는 회사 소유의 밴 차량도 자신의 것처럼 사용했다. 새벽에 갖고 나가 주로 일본 팬들을 불러 모아서 서울 구경을 시켜준다거나 사적인 용도로 사용했다.
-서울 구경을 시켜주는 게 불미스러워 보이진 않는다. 후속행동이 있던 건가.
장 대표는 아는 여자라고 불러와서 해당 그룹 멤버들과 합방을 시켰다. 일본 팬인 경우가 많았고 1주일에 한 두차례는 의례적으로 있었다. 멤버들이 일본으로 건너가서 그러한 경우도 있고 일본 여성이 국내에 와서 만나기도 했다.
-팬과 스타의 성관계를 알선했다는 말인가.
한 멤버는 일본 여성팬과 모텔에서 잤다가 그 여성이 트위터에 관련 내용을 올려 한 동안 곤욕을 치렀다. 당시 해당 멤버는 같은 방에 묵었지만 성관계는 하지 않았다고 발뺌했다. 국내 팬들과도 같은 방식의 만남이 이뤄졌다. 여성 쪽에서 이러한 만남을 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수시로, 정기적으로 알선을 한 이유가 있을까.
금전 혹은 다른 댓가가 오갔는지 여부는 알지 못한다.
-당신은 어떠한 계기로 오픈월드를 그만 두게 됐나.
임금을 턱없이 낮게 줬다. 하루 18시간 가까이 일하지만 돌아오는 게 없어서 관두는 사람이 많았다. 행사를 진행해도 인센티브가 전혀 돌아오지 않는다. 모두 장대표의 몫이었다. 대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도배했지만 직원들에 대한 복지는 없었다.
-이제 어쩔 셈인가.
모르겠다. 연예계를 떠나고 싶은 마음뿐이다.
<스포츠서울닷컴>은 퇴직자 A씨의 폭로를 두고 오픈월드엔터테인먼트에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끝내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소속사 직원 10여명에게 휴대전화로 연락을 취했으나 나란히 불통이었다.
장 대표는 지난 10일 특수강간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13일 구속됐다. 장 대표는 지난 2008년부터 서울 청담동 소속사에서 연예인 지망생 11명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해 온 혐의다. 피해자 가운데 미성년자 2명이 포함됐으며 장 대표와 알고 지낸 가수 1명, 소속사 아이돌 그룹의 멤버 두 명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재걸 기자 shim@med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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