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밴드들보다 멜로디를 강조하는 영국 록밴드 중에서도 킨(Keane)은 유별나다. 록밴드인데 사운드의 중심은 기타가 아닌 피아노(혹은 건반)이다.

브릿어워드 최우수앨범과 최우수 신인상을 휩쓸고 전 세계에서 900만장의 판매량을 기록한 2004년 데뷔앨범 ‘호프스 앤드 피어스’(Hopes And Fears)의 수록곡 ‘에브리바디스 체인징’(Everybody´s Changing)을 떠올리면 될 터. 이후 이들은 끊임없는 변화를 시도했다. 2집에서는 노이즈가 가득한 록을 불렀고, 3집에서는 1980년대 뉴웨이브를 시도했다. 하지만 4년 만에 내놓은 ‘스트레인지랜드’에선 피아노 중심의 서정적인 록으로 회귀했다.

2·3집에서의 급격한 변화로 밴드 내부에서조차 팬과 괴리되는 느낌을 갖게 된 게 ‘회귀’의 이유다. 수록곡 ‘디스커넥티드’(Disconnected)의 ‘마치 너를 전혀 모르는 것처럼 느껴져. 난 엉뚱한 곳에 있어. 그리고 거기에 너무 오래 있었어. 우린 서로 겉돌고 있었어.’란 가사에는 이 같은 멤버들의 생각이 담겨 있다. 물론 단순한 회귀는 아니다. 2·3집의 성과를 주춧돌 삼아 새로 성을 쌓았다. 유니버설뮤직.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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