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아이들러 윌 이즈 와이저…(The Idler Wheel Is Wiser…) 18살의 나이에 발표한 데뷔앨범 ‘타이들’(Tidal)에서 그는 나이답지 않은 보컬로 고뇌에 찬 가사를 토해냈다. 단박에 앨라니스 모리셋, 토리 에이머스 같은 거물 여성 음악가와 비교됐다. 650만장이 팔려 상업적 성공을 거둔 것은 물론 그래미상 최우수 여성 록보컬 부문을 수상했다. 여성 싱어송라이터 피오나 애플(35)이 주인공이다.

7년이라는 오랜 기다림 끝에 정규 4집앨범으로 돌아왔다. ‘나사용 드라이버보다는 유동바퀴가 더욱 현명하고, 위핑코즈(요트의 굵은 로프를 바깥에서 묶어주는 가는 끈)는 로프 더미 이상으로 당신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라는 알쏭달쏭한 앨범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그의 2집은 기네스북에 역사상 가장 긴 앨범제목으로 올랐으니 놀랄 일도 아니다.

눈을 감고 노래를 듣노라면 누군가에게 받은 상처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반복적인 읊조림과 절규까지 얹혀 때론 주술적인 느낌마저 든다. 그런데 음울하고 허스키한 그의 목소리는 묘하게 듣는 이를 치유하는 힘이 있다. 말라깽이에 신경질적이던 10대 소녀는 30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아티스트’의 범주에 올라선 듯하다. 7년을 기다린 게 아깝지 않다. 소니뮤직.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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