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TV 등 연말부터 편성 축소… 정치갈등 영향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한·일 관계가 냉각된 가운데 일본의 주요 방송사들이 내년부터 한류 드라마 방영을 대폭 축소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어 주목된다. 10일 일본 방송계 등에 따르면 니혼TV와 TV아사히, TBS 등은 연말연시 편성에서 이미 한국 드라마 방영을 크게 줄이기로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BS 니혼TV의 아카자 고이치 사장은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어 평일 4편, 일요일 1편을 방송하는 한국 드라마를 줄이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일본 주요 6개 방송사가 지상파와 위성방송을 통해 방영하는 한류 드라마는 이달 현재 53편이다.

아카자 사장은 “한국 드라마가 너무 많은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분명히 있다.”면서 “시청자와 광고주의 요구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적절히 균형을 취해 나갈 것이지만 한국 드라마 편성 수가 적어지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카자 사장은 지난달 15일 독도 횡단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송일국이 출연한 드라마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의 방송 시기도 미정이라고 밝혔다.

일본 방송사들은 한국 드라마의 첫 구매 가격이 500만엔(약 7200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하고, 3회까지 재방송이 가능해 한류 드라마 구입에 치열한 경쟁을 벌였었다. 지난 3년 동안 일본 TV에서 방송된 한류 드라마는 약 500편에 이른다. 한 민영방송 편성 관계자는 “최근 양국 간의 갈등으로 일본 내 한류 드라마 시청률도 하락했다.”면서 “내년 4월 방송 개편에서 한국 드라마가 상당히 줄고, 이에 따라 K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인기기사
인기 클릭
Weekly Best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