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가 정체불명 한국영화로 둔갑해 극장장악””100년 영화산업이 절벽 향해 달려가고 있다”

김기덕 감독이 24일 영화 ‘피에타’가 관객 50만 명을 돌파한 것에 감사하면서 작은 영화에 기회를 주기 위해 이 영화를 10월3일까지만 상영하겠다고 밝혔다.

영화 ‘피에타’
동시에 최근 투자자들의 횡포로 과거 성공한 외화가 정체불명의 이상한 한국영화로 둔갑해 극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과격한 주장을 펼치며 한국영화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 논란이 예상된다.

김 감독은 이날 ‘피에타’의 홍보사를 통해 보낸 ‘’피에타’ 관객 분들께 감사드리는 글’을 통해 “저의 한없이 부족한 영화 ‘피에타’가 이번 주말 관객 50만을 넘었다. 저에게는 50만이 아니라 500만이 넘은 영화와 다름없다”며 관객에게 감사했다.

이어 “’피에타’가 오락영화도 아닌데 50만 관객을 넘어서고 20대부터 70대 어르신 분들까지 골고루 관람한 것은 한국영화문화가 선진국으로 나가는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극장 독점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당사자로서 9월6일 개봉한 ‘피에타’의 상영종료를 배급사와 논의해 개봉 4주차(상영 28일)인 10월3일 모든 극장에서 깨끗이 내릴 것”이라며 “그 자리에 기회를 얻지 못하는 작은 영화에 상영기회를 주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밝혔다.

앞서 ‘피에타’의 베니스영화제 수상 기자회견에서 메이저 영화의 극장 독점과 작은 영화의 극장 교차 상영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김 감독은 이날도 “여전히 멀티플렉스의 극장을 한두 영화가 독점하고 있고 동시대를 사는 영화인들이 만든 작은 영화들이 상영기회를 얻지 못하고 평가도 받기 전에 사장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심지어 그는 한 발짝 더 나가 투자자들의 입김에 한국영화의 독창성이 훼손되고 한국영화의 정체성까지 흔들리고 있다는 민감한 주장까지 펼쳤다.

김 감독은 “창작자의 영역이 좁아지고 투자자의 생각이 중심이 되어 감독들이 교체되고 그들에 의해 과거 성공한 외화들이 정체불명의 이상한 한국영화로 둔갑하여 극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영화들이 한국의 수많은 영화학교 영화인들이 땀 흘리며 공부하여 만들고 싶었던 신선하고 건강한 한국영화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창작물인지 되돌아 볼 때”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10년의 그 창의적인 영화적 도전과 성과들은 지금 거의 실종되고 투자사 직원들이 주문하는 어디선가 본 듯한 영화들이 자존심 없이 관객숫자와 수익의 가치로만 평가되어 100년을 내다봐야 할 영화산업이 단기생명으로 절벽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메이저는 돈이 안 되면 극장을 부수어 다른 업종을 하면 그만이지만 그 과정에서 희생된 창작자와 후퇴한 관객들은 누가 책임을 질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감독은 지금 이 시간에도 한 극장에라도 걸리기를 기도하며 어렵게 영화를 만드는 많은 영화인이 있다며, 그들에게 상영 기회가 돌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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