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택시’로 복귀… ”일 중단으로 공포도 있었지만 얻은 것도 있다”

활동을 재개한 방송인 김구라가 MBC의 ‘라디오스타’ 복귀 불가 방침에 대해 섭섭하지만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구라
김구라는 17일 오후 상암동 CJ E&M센터에서 열린 tvN ‘택시’ 기자간담회에서 “사람으로서 그런 것에 섭섭하지 않다면 거짓말이다”며 “조금 당황스럽고 섭섭한 감정도 있지만 MBC 사장님의 결정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앞서 MBC 김재철 사장은 지난 11일 방송문화진흥회의 의견청취회에 출석해 “김구라는 이사회에서 지적해서 복귀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방송문화진흥회의 일부 이사들은 이달 초 예능본부의 업무보고에서 김구라의 MBC 복귀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라디오스타’ 복귀가 유력했던 김구라는 “’라디오스타’ 출연과 관련해 소속사와 방송사가 시기를 얘기한 적은 없었다”며 “다만 대중이 원하면 동향을 살펴보자는 수준의 교감은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나에 대해 화가 덜 풀리신 분들도 있는데 그분들의 정서를 반영하는 것도 사장님의 입장이라고 본다”며 “(MBC 사장의) 그런 결정은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열심히 하다 보면 기회는 반드시 오리라고 생각한다”며 “’택시’ PD가 ‘라디오스타’ 언제 들어가냐고 묻길래 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겠지라고 얘기했다”며 여지를 남겼다.

그는 이어 “tvN이 죄는 밉지만 나한테 기회를 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tvN에 고마움을 드러냈다.

김구라는 지난 4월 위안부 막말 논란으로 방송을 중단했다 지난달 ‘택시’를 시작으로 방송에 복귀했다. 그는 tvN ‘화성인 바이러스’ MC로도 돌아왔다.

그는 “살면서 행복하다는 표현은 거의 써 본 적이 없는데 요즘 굉장히 행복하다”며 심경을 전했다.

”지난 4-5년간 일주일에 프로그램을 7-8개 하면서 일에 치일 수밖에 없었는데 요즘에는 시간적 여유가 많아서인지 녹화 전에 설레기도 하고 기대도 됩니다. 얼마나 재미있는 얘기를 풀어갈까 머릿속에 그려봐요. 종교만 안 가졌지 종교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긍정적인 마인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의 공백기 동안 방송가에는 그를 ‘대체불가 캐릭터’로 부르며 그의 복귀를 바라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김구라는 “기자들에게 앞으로 경쟁력을 갖고 많은 분에게 쓰임을 당하는 게 목표라고 얘기해 왔는데 그런 면에서 대체불가 캐릭터라고 얘기해 주는 게 정말 고마웠고 한편으로는 용기도 가졌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일이 중단되면 어떡할까 하는 공포가 있었는데 일을 쉬어보니 잃는 것도 있지만 얻은 것도 조금 있었다”고 돌아봤다.

김구라는 ‘택시’에서 KBS 아나운서 출신 전현무와 호흡을 맞춘다.

그는 “전현무가 온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껄끄러웠다”고 털어놓았다.

”저도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인데 이 친구까지 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이 친구에게 큰 죄는 없지만 우리나라 방송 현실에서 아나운서가 사표를 내고 프리랜서를 한다는 것 자체가 시선이 좋지 않으니까요. 돌발행동하거나 재기 발랄한 면이 저랑 상충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머리가 좋아서 서로 받쳐주는 호흡을 알더라고요.”

’화성인 바이러스’에서 역시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성주와 호흡을 맞추는 그는 ‘농구로 치면 김성주는 슛이 정확한 백인 용병, 전현무는 힘이 좋은 흑인 용병’이라고 비유했다.

”김성주 씨는 방송을 정말 잘합니다. 나중에 전 세대를 아우르는 MC가 될 자질이 많아요. 반면에 전현무 씨는 웃음에 대한 폭발력이 커요. 체면을 모르니까요.(웃음)”

’택시’ 복귀 후 예전의 모습과 달라졌다는 평가에 대해 그는 “누구나 나 같은 일을 겪으면 변한 것처럼 보일 것”이라며 어린 아이의 예를 들어 답했다.

”엄마한테 혼나고 집을 나갔다 몇 시간 배회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오자마자 ‘엄마, 나 왔어’ 이럴 수는 없잖아요. 자숙하다 엄마가 저녁밥 먹으라고 부를 때 시무룩하게 있으면 혼납니다. 씩씩하게 밥을 먹어야 해요. 제가 그런 일련의 과정인 것 같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어요. 세상모르고 까불었던 사람도 저 같은 일을 겪으면 진중해 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래도 제 기본 성향이 어디 가겠나요. 그런 것을 잘 조화시키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는 “특별하게 뭘 해야겠다는 생각보다 하루하루 열심히 방송하고 그런 것들이 쌓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택시’의 새 MC로서 김구라는 ‘택시’에 현장성과 즉흥성을 가미하려 한다며 “전현무나 나나 6-7년간 매너리즘에 많이 빠졌는데 지금은 파이팅 넘치던 시절의 마인드”라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또 앞으로 강연을 많이 다닐 생각이라며 “예전에 안 하던 얘기들을 하니 좋더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 복귀에 대해서는 “시기는 내가 알 수 없다”며 “급하다고 해서 될 일은 아니다”고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목마른 사람한테 물이 중요하지 에비앙 생수냐 페리에 탄산수냐는 중요하지 않잖아요. 방송을 하고 있는 것 자체가 고맙습니다. 하고 있으면 좋은 기회가 오리라 생각해요. 일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지 급하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강호동 씨도 저와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을 겁니다. 방송을 하면서 예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한데 그런 모습만 꾸준히 보여준다면 충분히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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