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3개월만에 정규앨범

국민밴드 YB가 돌아왔다. 4년 3개월 만의 정규 앨범을 들고서다. 지난 25일 발매된 9집 앨범 ‘릴 임펄스’(Reel Impulse)는 음악을 온 몸으로 느끼는 ‘날것의 소리’를 담기 위해 10곡의 수록곡을 모두 아날로그 방식으로 녹음했다.

YB
“정형화된 음악에 질리기도 했고, 멤버들끼리의 인간적인 교감을 담아내고 싶었어요. 록은 음원용이라기보다는 현장성이 강한 음악이잖아요. 지금은 없어진 아날로그 릴 테이프를 사용해 한 곡당 5시간씩 원테이크 방식(멤버들이 스튜디오에서 한꺼번에 합주)으로 녹음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죠.”

이번 앨범은 보컬 윤도현이 작사 작곡한 타이틀곡 ‘미스터리’를 비롯해 미국에서 영입한 프로듀서 데이비드 최, 2011년 11월 YB의 정식 멤버로 합류한 영국인 기타리스트 스콧 할로웰이 곡 작업에 참여한 ‘나는 짝패다’, ‘반쪽 게임’ 등을 담았다. 록의 기본으로 다시 돌아간, 좀 더 젊어진 노래들이 많다.

“지금은 음악이 너무 빨리 소비되고 사라지는 시대잖아요. 저희는 이번에 록의 기본으로 돌아갔어요. YB의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어요.” 멤버들은 이번 앨범이 가사 전달이나 음악성에 있어서 한층 업그레이드됐다고 자신했다.

이번 앨범에서 디지털 사운드보다는 아날로그적 감성이 물씬 배어나는 것도 애초에 의도한 결과다. 프로듀서인 데이비드 최는 “YB 멤버들이 록, 펑크,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을 같은 시공간에서 하나의 사운드로 만들 때 생기는 에너지를 담아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록의 본고장 영국에서 자란 ‘록 키즈’ 할로웰이 새 앨범에 역동성을 더했다는 게 이들의 자체 평가다. 화가 출신이기도 한 할로웰이 음반 재킷 디자인을 직접 했다. 할로웰은 “앨범 속지에 쓰레기더미처럼 서로 뒤엉킨 악기들을 묘사했는데, 이는 각자 스타일은 달라도 한 팀으로 호흡하는 우리 밴드를 은유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번 앨범은 윤도현이 ‘디 컴퍼니’라는 회사를 차린 뒤 처음 낸 작품이다. 그는 공백기가 길어진 이유에 대해 “한 곡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앨범을 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솔직히 음원 위주로 굴러가는 가요계 상황에 위축되기도 했지만, 조용필 같은 대선배들의 컴백에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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