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그대 도 매니저’ 김수현 인터뷰

“가질 수 없는 남자, 극 중 도민준은 그런 매력을 갖고 있었던 거죠.”

김수현
최근 화제 속에 종영한 SBS 인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또 한번 신드롬을 일으킨 배우 김수현(26). 5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그는 한국은 물론 중국에서까지 드라마가 인기를 모은 비결을 이렇게 짚었다.

“영화 ‘타짜’에서 정 마담(김혜수)이 고니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이 남자, 가질 수 없는 건가’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어요. 가질 수 없는 남자는 결국 갖고 싶은 남자잖아요. 극 중 도민준도 그런 식으로 표현되면 좋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는 이 작품에서 400년 전 지구에 떨어진 외계인 역할을 실감 나게 연기했다. 그는 “400년을 살아온 연륜을 표현하는 연기가 무척 힘들었다”면서도 “개화기 조선시대를 표현하면서 갓 쓰고 도포 자락 휘날리는 것이 참 좋았다”고 말했다.

도민준은 다양한 초능력을 구사해 극적인 재미를 더했다. “촬영장에서는 스태프와 동네 주민들이 다들 쳐다보고 있으니 저 혼자 초능력을 부리는 연기를 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주변 친구들에게 제가 어떻게 나오는지 물어봤는데 진짜 하는 것 같다고 응원해 주더군요. 그 힘으로 열심히 촬영했죠.”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으로는 얼음호수에서 시간을 멈추고 천송이(전지현)와 손을 잡고 키스하는 대목을 꼽았다. 매회 빠지지 않았던 두 사람의 키스 장면도 번번이 화제였다.

“도민준은 키스를 하면 기절을 하는데 처음엔 능숙하게 해야 하나 어설퍼 보여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어요. 도민준의 캐릭터를 생각하면 딱딱하게 연기해야겠지만 많은 분들이 환호가 나올 정도의 키스신을 원하시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눈물, 콧물 짜는 슬픈 결말도 괜찮았을 듯하다는 김수현은 “실제로 천송이 같은 발랄한 여자 친구가 있으면 좋기도 하겠지만 피곤할 것도 같다”며 활짝 웃었다.

시청률 40%를 넘긴 출세작 ‘해를 품은 달’부터 관객 700만명을 동원한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까지, 출연하는 작품마다 흥행 행진을 이어 가고 있는 비결에도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 “작품에 얼마나 캐릭터가 잘 스며드는지를 가장 중점적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제가 그동안 사람들이 마음을 쉽게 열 수 있는 캐릭터를 맡았던 것 같아요. 실제 제 성격은 주변에서 지나치지 않으냐고 이야기할 정도로 집요한 편입니다. 저는 숲이 아닌 나무들을 보는 편인데 저의 이런 성격이 연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지금 인기가 두렵기도 해요. 하지만 지금도, 앞으로도 최대한 공격적인 자세를 유지할 겁니다. 저는 여전히 ‘도전자’니까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인기기사
인기 클릭
Weekly Best
베스트 클릭